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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장 성추행 논란..."여직원 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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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장 성추행 논란..."여직원 발 촬영"

"사직까지 강요" vs "그런 적 없어"…조윤선 "감사하겠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이 신입 여직원 등을 상대로 성추행을 하고, 여직원들의 발을 사진으로 찍는 등 성적 수치감을 주는 행동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직을 강요하고, 사직을 거부하자 보복성 인사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다. 그러나 해당 기관장은 "그런 적 없다"며 해당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법정까지 사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문위 소속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 감사에서, 김형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신원 보호를 위해 음성변조 처리된 상태로 공개된 녹취록에는 "사장이 저에게 방 어질러진 사진을 올리고 '시간날 때 와서 치우라'고 해서,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웃으며 넘기려 하니 '친구도 같이 와서 치워도 된다'고 했다"는 발언이 담겨 있었다.

김 사장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하자, 신 의원은 추가로 김 사장과 이 여성 간의 카카오톡 대화 화면을 공개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어질러진 방을 찍은) 사진은 자전거를 조립하던 장면인데, 자전거 동호회 관련해서 직원들과 이야기를(나눈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신동근 의원실

신 의원은 이어 김 사장에게 "여직원에게 특정 부위, 포즈를 취하도록 강요하고 사진을 찍은 적 있죠? 그런 것 좋아하십니까?"라고 따지며 다른 녹취 파일을 잇달아 공개했다. 녹취록 속의 여성은 "여성의 신체는 어느 부위나 민감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발이라는 특정 부위를 찍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고 굉장히 수치스러웠다"고 증언했다.

신 의원은 "이것 보라. 이런 발을 찍는다. 이런 성적 취향이 있느냐?"고 추궁하며 김 사장이 찍었다는 사진까지공개했다.

김 사장은 다시 "그것은 회사 엠티를 간 건데, 발만 찍은 게 아니고 전체를 찍은 일부분"이라고 주장하며 해명했다.



신 의원의 추궁은 계속됐다. 혐의로 보면 가장 중한 부분이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여성 직원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고 성추행을 한 적이 있느냐는 신 의원의 질문에, 김 사장은 "없다. 분명히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또다른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 속의 여성은 "노래방 가기 전에 팀장이 '반드시 비밀로 하라'고 하고 회식을 소집하고 노래방에 갔다. 저는 친구 옆에 앉았는데 이름을 부르며 옆에 앉으라고 하고, '내 임기 동안 승진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하며 허리를 감싸고 볼을 부비고…. 점점 강도가 심해져서 너무 무섭고 수치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피해자) 본인이 검찰에 고소했다고 한다. 저도 검찰에서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승진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말을 했는지와 관련해서는 "승진시킬 수도 없다"며 "(피해자는) 7급 신입이기 때문에 규정상 최소 7년은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또 보도자료를 통해 "김 사장은 성추행을 당한 여직원에게 사직을 강요하다 거부당하자, 지난 8월 야외에서 음료를 판매하는 가판대로 발령을 냈다"며 "녹취록에 따르면 김 사장은 '내 눈에 안 보이는 데 배치할 거야', '얼굴 못생겨진 것 봐', '인간 쓰레기구나' 라는 인격 모독과 함께 사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신 의원실에 제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사장은 올해 9월 29일 사장실에서 이뤄진 대화에서 "어? 이 얼굴 못생겨진 것 봐. 아이고 이렇게 된다니까 사람이. 얼굴이 삐뚤어지잖아 그러니까. 멀쩡하던 애가"라거나 "말 안 들을 거야, 끝까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가 너를 인간으로서 포기를 해도, '인간이 아니구나 인간 쓰레기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도 너는 이 회사에 버티고 다니는 게 중요하니?" 등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을 했다.

또 "내 눈에 안 보이는 데다 배치할 거야. 내 마음속에서 지울 거고"라며 "오늘 이후로 네가 내 말을 내 진심으로 안 들어주면 '얘는 내 진심을 안 듣는 애구나' 내 마음 속에서 지우고 그냥 없는 존재로, 그냥 저기 알바생, 이름도 없는 애들이랑 같겠지"라고 '진심을 들어 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김 사장은 '사직 강요'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 스토리는 다르다"고 해명하고, 녹취록 등에 대해서는 "악의적 편집"이라며 부인했다. 해당 직원을 가판대로 인사 발령한 데 대해서는 "어느 팀에서도 그 친구(피해자)를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정말이다"라며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신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여기서 밝혀 봐요"라고 집요하게 추궁을 계속하자, 김 사장은 "제가 기관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해서 표현이나 방식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능력의 한계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김 사장의 이 발언을 유감 표명으로 받아들인 듯, 김 사장을 향한 질문을 중단하고 조윤선 문화부 장관에게 "여성부 장관도 지냈는데,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감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형사 고발까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장관은 "감사를 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14년 임기 3년의 재단 사장으로 임명된 인물로,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여성·문화' 분과 전문위원이었다.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부터 작년까지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에서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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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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