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 오피스' 프로그램 구매 계약이 공개 입찰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황당한 듯 "그럼 MS 프로그램을 MS 말고 어디서 사란 말이냐"고 했다.
지난 6일 밤 11시께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사회와 교육 행정에 역행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학교 업무용 소프트웨어 일괄 구입에 관한 횡령 건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입을 뗐다.
이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업무 경감과 예산 절감을 이유로 총 90억 원을 학교운영비에서 차감, MS오피스와 한글 워드 등 일괄 구매를 하고, 일선 학교가 집행해야 할 학교운영비를 교육청이 교육행정기관까지 포함해서 집행했죠?"라고 따지듯 물었다.
긴장해서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던 조 교육감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것은 지방재정법 47조 예산의 목적외 사용 위반으로, 공무원 징계 규정상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MS와 아래한글 부분은, 모든 학교가 다 두 회사와 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며 "그래서 저희가 일괄해서 (계약을 함으로써) 29억 원을 절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이 "그게 지방재정법 위반"이라고 재차 주장하자, 조 교육감은 "그렇게 판단하십니까?"라고 되물으며 "저희는 그렇게…(판단하지 않는다)"라고 재반박했다. 이 의원은 조 교육감의 말을 끊으며 "한글 프로그램 구매와 관련, 1·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한글과컴퓨터)와 예상 가격의 99% 이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며 "업체와 무슨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느냐?"고 했다.
다음은 이어진 두 사람 간의 대화.
조희연 : 학교가 하는 것보다, 교육청이 집단으로 하기 때문에 훨씬 더 29억 원을 절약한 것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
이은재 : 만약 그렇다면 보고가 잘못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 상당히 높은 계약으로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는데, 교육감은 모르고 계시는 건지….
조희연 : 아닙니다. 이것은….(말 끊김)
이은재 : 질문 끝난 다음에 답변하세요. 교육감은 모르는 것인지 동문서답만 계속하는데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구매한 것이 결국 독점 규제(위반)…. 그런데 왜 이것을 입찰 안 하고 수의계약을 했습니까? 아니 이거, 입찰하도록 돼있죠?
조희연 : 아니 이 부분은요. 그건 MS하고 한글 워드만 해당되는 겁니다. MS를 하는 다른 회사가 없지 않습니까?
이은재 : 글쎄요, 그런 것은 무조건 입찰하도록 돼 있죠?
조희연 : (답답한 듯) MS밖에 없는 프로그램입니다, 이거. 한글 워드하고요.
이은재 : 아니 그러니까, 그러기 위해서 일부러 거기(MS·한글과컴퓨터)하고 수의계약하신 거죠! 입찰을 하도록 돼 있는데!
조희연 : (입 벌리며) 아니, 모든 학교에서 MS를 사용하도록 돼 있잖습니까?
이은재 : 아니. 모든 학교 얘기 하지 말고. 교육청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왜 자꾸 모든 학교를 자꾸만 핑계를 대세요! 교육청….
조희연 : (황당하다는듯) 아니 MS 오피스를 어디서 팝니까?
이은재 : 아니 그렇지 않다니까요!
조희연 : (실소하며) MS 회사 외에 살 데가 없잖습니까?
이은재 : 이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사법 기관에 고발돼야 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어진 대화에서도 조 교육감은 "MS와 한글은 정확히 두 회사가 독점적인 회사다", "수의계약이 아니다"라고 설명을 시도했으나, 이 의원은 "제가 묻는 것만 답변하세요!", "아니 왜 자꾸 이 자리에서 저것(해명)을 하려고 그러세요?"라고 말을 막았다.
이 의원은 이어 "이 자리가 어느 자리인데 거짓말로 증언하십니까!"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며 "사퇴하세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질의 시간이 종료되자 조 교육감은 "저희가 (따로) 보고를 드리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마지막까지 "위증하지 마세요!"라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18대 국회 때 처음 등원한 '징검다리 재선' 의원으로, 건국대 교수를 지낸 행정학자 출신이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국회 교문위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멍텅구리 같은 사람"이라는 비난을 해 입길에 오르내린 바 있다. 원외에 있던 지난 2009년에는 용산 참사에 대해 "도심 테러"라고 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새누리 이은재, 野 의원들에 "멍텅구리"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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