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수당, 성과 연봉제 등 박원순 서울시장과 중앙 정부 간 대립하는 이슈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 감사에서도 화두가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논란이 되는 이슈를 놓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감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은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의 "성과 연봉제, 청년 수당 등으로 서울시와 중앙 정부는 전쟁 중인데, 누구 책임이 더 큰가"라고 질의에 "기본적으로 중앙 정부의 가이드라인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한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지방 정부에는 자치와 분권에 있어 큰 가치가 있다"고 운을 뗐다.
박 시장은 "그간 여러 충돌이 있었다. 사실 아쉬운 대목이 많다"면서 "큰 권한을 지니고 있는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를 배려하고 소통하고 경청해야 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방 정부의 고유 권한이 있는데, 그에 대한 (중앙 정부의) 과도한 간섭이 적지 않았다"면서 "지방 정부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하게 만드는 게 국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서 말하고 또 해도 아무 소용 없었다"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은 중앙 정부와의 대화 부족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국무회의에 서울시장의 출석률이 8%에 불과하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국무회의에 참석시켜 드릴 때는 건의하고, 말하고, 듣고, 정보를 공유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은 청년 수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면담, 사회적 대타협 기구 등을 제안했다"면서 "하지만 이를 두고 진정성 없는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그간 중앙 정부와 대화를 시도했음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에) 가서 말하고 또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현 정부와의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지방 정부의 애로사항이나 여러 고민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큰 현안에 있어 몇 차례 회의에 참석했지만 소통이 전혀 안 됐다. 이미 그런 내용은 국무회의 속기록에 다 공개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당시 회의 상황도 설명했다. 박 시장은 "(청년 수당) 문제를 두고 회의에서 이야기하자 보건복지부 장관 등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이) 모두 나서서 거의 (나를) '이지매'하듯 했다"며 "조금이라도 경청하려는 자세가 아니었다. 서울시장을 그렇게 대하는 것에 절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이 문제를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풀 수 없는 이 현실을 (법률 등으로 푸는 게) 우리 국민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제로 끌고 간다고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성과 연봉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시는 노사가 합의해야 성과 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박 시장은 "강제로 끌고 간다고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소통과 대화를 통해서 합의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정부가 은행, 학교, 병원, 철도 등 공공 기관에 성과 연봉제를 밀어붙이지만 이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공 분야는) 수익, 손익으로만 계산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구의역 사고를 예로 들면서 "효율성만 강조하다 일어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시민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성과 연봉제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논란이 되는 청년 수당은 지난 7월 서울시가 '청년 활동 지원 사업' 시행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청년 수당은 주 30시간 미만 일하는 만 19~29세 서울 거주 청년 3000명에게 최대 6개월간 월 5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8월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서울시 청년 수당은 지급 하루 만에 보건복지부가 직권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전면 중단되고 말았다.
성과급제 관련해서는 지난 29일 서울시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를 비롯한 서울시 산하 5개 공사와 성과 연봉제 등 핵심 쟁점에 합의하면서 논란이 됐다. 중앙 정부는 곧바로 기자 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명확한 (성과 연봉제) 도입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이번 합의에 대해 정부는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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