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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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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

자서전 출판기념회서 현정부 애둘러 비판

"최근 여기저기에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날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고 희생해온 과거를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이명박 정부를 애둘러 비판했다. 이 여사는 10일 자신의 자서전 <동행> 출판기념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영부인은 그냥 남편 따라들어가는 것일 뿐"
  
  그는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나라다"면서 "민주주의도 하고, 투명한 시장도 하고, 생산적 복지에도 힘쓰기 때문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 여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오바마 당선자는 이미 '북한의 지도자와 직접 만나서 현안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긴장관계에 있던 남북관계, 동북아의 평화 안보 체제 같은 문제들이 오바마 시대와 더불어 빠른 속도로 발전되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출판기념회에 앞선 이날 오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 내 인생을 귀중하게 생각한다"면서 "의롭게 살다가 고통받은 사람들을 위해 내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전했다.
  
  '지난 3년간 이 책을 준비해왔다'고 전한 그는 '영부인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남편이 국민 투표로 선출돼 그 남편을 따라서 청와대로 따라들어가는 것일 뿐"이라면서 "인사 개입 같은 것은 절대 하지 말고 인권, 사회봉사에 치중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역할을 하면 된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주목하는 여성정치인이 누구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여성 정치인의 활동이 활발해서 기쁘다"면서도 "개인에 대해선 뭐라 말할 처지에 있지 않다"고만 답했다.
  
  남편과 지난 46년간의 결혼생활에 대해 그는 "나는 남편 일에 간섭, 불평불만을 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 내외는 언쟁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바가지를 긁지 않은 것이 도움이 된 것 아닌가 싶다"고 회고했다.
  
  이 여사는 인생에서 가장 영광된 순간은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과 노벨평화상 수상을, 가장 어려웠던 때로는 지난 1980년 사형선고 당시를 꼽았다.
  
  "'수괴'안사람을 복덕방 아저씨 처럼 맞이한 전두환"
  
  이 책에는 계훈제·김활란·육영수·전두환·김정일·힐러리 클린턴 등 그가 접했던 사람들에 대한 개인적 감회가 가감없이 포함됐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형을 시키려 했던 '수괴'의 안사람을 상대로 동네 복덕방 아저씨가 아주머니 대하듯 일상적으로 대했다. 때로는 바지 자락을 올리고 다리를 긁적거리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독특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의 유명한 숫기와 입담을 나중에야 알았다"면서 "전직 대통령 초청 자리에서도 대통령 테이블에서는 전 전 대통령이, 배우자 테이블에서는 이순자 여사가 화제를 유쾌하게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서울대 재학시절 만난 고 계훈제 선생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펼쳐놓기도 했다. 그는 "나는 그가 추구하는 꿈에 끌렸다. (…)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동지적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김 전 대통령의 1995년 정계복귀를 반대한 대목, 집권 말미 두 아들이 차례로 구속당했던 일에 대한 회한도 빠짐없이 담겼다.
  
  또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의 일에 대해선 "강행군을 마치고 5시쯤 숙소로 돌아오니 대통령은 아직 정상회담 중이라고 했다. (…) 잠시 휴식차 온 그는 많이 지쳐 보였다. 무거운 걸음을 떼는 그의 뒷모습이 무척 고독하고 힘겨워 보였다. (…) 그날의 그가 결혼 생활 중 만난 가장 고독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 책의 부제인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지어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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