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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재보선, '이명박 디스카운트'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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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재보선, '이명박 디스카운트' 입증

박근혜 빠지고 이회창 맞서니…간신히 '체면치레'

기초단체장 2곳을 포함해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9명 등 총 14명의 지방일꾼을 뽑은 10.29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5곳(기초단체장1, 광역의원2, 기초의원2)을 건지는데 그쳤다. 후보를 낸 10곳을 기준으로 봐도 반타작이다.

관심을 모은 울산 울주군수 선거에서 승리해 참패를 면했지만, 행정-입법-지방 권력을 압도적으로 독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전성시대의 내리막길이 지난 6.4 재보선 이후 완연해진 셈이다.

자유선진당만 웃었다

사실상의 승부처였던 2곳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한 곳씩 가져갔다. 한나라당은 울산 울주군수 선거에서 신장렬 후보가 무소속 서진기 후보를 따돌리고 텃밭을 사수했다. 충남 연기군수 선거에서는 자유선진당 유한식 후보가 한나라당 최무락 후보를 제쳤다.
▲ 울산 울주군수에 당선된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가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광역의원 선거의 경우, 3개 선거구 가운데 한나라당이 경북 울주군 제3선거구에서 허령 후보, 경북 성주군 제1선거구에서 김지수 후보가 당선됐으며, 경북 구미시 제4선거구에선 무소속 김대호 후보가 당선됐다.

9곳에서 치러진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2석(부산 서구, 인천 남구)을 얻는데 그쳤다. 특히 경북 포항시 아선거구, 경북 영천시 라선거구, 경남 의령군 다선거구는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영남권에서 한나라당 지지세가 이렇게 흔들린 반면, 자유선진당은 충남 지역에서 2석(연기군 가선거구, 홍성군 라선거구)을 모두 얻어 연기군수 선거를 포함 충청권 3곳에서 모두 승전보를 울리는 기염을 토했다.

5곳에 후보를 낸 민주당은 단독 출마한 전북 임실군 다선거구에서 1석을 얻는데 그쳤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 여수시 바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호남지역 재보선에서 민노당이 승리한 건 이번이 처음.

'이명박 브랜드'의 하향길

소규모 선거인데다 한나라당이 '울주 수성'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정국에 미칠 직접적인 파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객관적 평가다. 경제위기 속에 쌀 직불금 부당수령 논란, 종합부동산세 개정 등 쟁점이 겹친 정국이지만, 재보선 결과가 바로미터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공을 들였던 충청권 선거가 전패로 귀결되자 못내 아쉬운 눈치다. 선거 결과에 대해 안경률 사무총장은 "전국적으로 많은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켜주시고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어려운 때 선거에 참여해주신 여러분들의 성원을 담아서 한나라당은 어려운 경제난국을 풀어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짤막하게 논평했다.

박희태 대표도 당 대표 취임 후 처음 치른 선거에서 참패를 모면함으로써 당장 심각한 리더십의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굴욕이 한나라당의 위안이 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고토 회복'을 선언하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충청권 진출에 실패한 점은 한나라당으로서 적지 않은 논란거리를 남겼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의 '재보선 무관심' 속에 경북권이 크게 흔들린 것도 '이명박당'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결국 이명박-박근혜-이회창으로 대표되는 보수의 3각축이 개별적으로 대응한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 지지기반의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하며 '여당 내 야당'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회창 선진당 총재의 몸값을 입증한 것으로 귀결된 셈이다.

이번 선거의 실질적 승자로 꼽히는 자유선진당이 이명수 대변인 논평을 통해 "쾌거를 달성했다"고 한 것도 충청권 맹주를 확인함으로써 2010년 지방선거의 토대를 구축한 의미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제1야당으로써 체면을 구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으나,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한 결과에 내상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오랜만에 호남에서 희소식을 접한 민주노동당이 10.29 재보선에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또한 무소속 후보가 광역의원 선거 1곳, 기초의원 선거 2곳에서 승리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으로 꼽힌다.

한편 이날 오전 6시부터 14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재보선 잠정 투표율은 33.8%였다. 2006년 10·25 재보선(34.2%) 이후 2년 만에 30%대 투표율을 회복한 것으로, 당초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이번 선거의 투표 선거구가 대부분 농촌 지역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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