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내년 1월 중순 귀국할 의사를 밝힌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이 또 한 번 출렁이고 있다.
반 총장이 정 의장 등을 만나 임기 만료 직후인 '1월'을 귀국 시점으로 특정한 것은 사실상 2017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원내대표 공동 미국 순방'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반 사무총장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자 안 하겠다고는 안 했다"면서 "1월에 일단은 빨리 들어오겠다고 하고 또 와서 국민들과 접촉을 세게 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저는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봤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 총장이 '국민에게 귀국 보고를 하는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고 해서 국회 연설을 바라는 것으로 해석했고,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서 활동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꼈다"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이 당초 3~4월로 예상됐던 귀국 시점을 이처럼 1월 중순으로 앞당김으로써 정치권의 대선 시계도 빨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박 원내대표는 "지지도 처음 1등은 박근혜 후보 외에 당선된 적이 없다"며 반 사무총장을 견제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기문, 대한민국 레벨 낮아 언론이 계도해야? 결국 포장만 달리한 국민 개돼지론'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은 글에서 "반 사무총장이 우리나라는 레벨이 낮고 레벨을 올리려면 언론 계도가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계도 받아야 할 레벨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반 사무총장이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세계 속 한국은 레벨이 훨씬 더 낮다. 그런 면에서 언론의 역할, 국민을 계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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