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민영화에 '맥쿼리' 배제? 참여?

주무국장은 "안 된다"…장관은 "배제는 안 한다"

인천공항의 지분을 49%까지 민간기업에 매각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주변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맥쿼리 그룹 특혜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맥쿼리그룹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을 재점화했다.

"맥쿼리도 검토대상에는 들어가나?"…"그렇다"

정 장관은 "인천공항의 전략적 제휴 대상에 맥쿼리그룹이 배제되느냐"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질문에 대해 "특정 업체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재차 "맥쿼리그룹도 검토 대상에는 들어간다는 뜻이냐"고 묻자 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맥쿼리그룹은 인천공항 민영화 방침과 맞물려 꾸준히 의혹의 시선을 받아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득 의원이 아들인 이지형 씨, 이 대통령과 가까운 송경순 씨 등이 맥쿼리그룹과 관련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달 국토부가 인천공항공사 신임사장에 이채욱 GE헬스케어 아시아성장시장 총괄사장을 임명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채욱 사장의 친인척 또한 맥쿼리 계열사의 핵심 책임자로 재직한 바 있다.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맥쿼리에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파문 차단에 나서기도 했다.

국토부 정일영 항공철도국장은 지난 10일 "맥쿼리는 공항운영전문기업이 아니라 투자펀드"라면서 "인천공항 지분은 공항운영 전문기업에 매각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이날 정 장관은 다른 소리를 한 것.

'교통정리'나선 한나라…뒷말은 '여전'

이 같은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이 대통령의 측근인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교통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장광근 의원은 "사회주의 경제가 아닌 한 어떤 기업은 되고, 어떤 기업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이런 원론을 밝힌 게 아니냐"고 말했다.

장 의원은 "하지만 정치적인 '워딩(말)'이라는 게 잘못하면 왜곡될 수 있다"며 "어떤 대상이 제한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항운영만큼은 맥쿼리 같은 투자펀드가 아니라 전문 운영기업에 맡긴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정종환 장관은 "그 말씀 그대로"라며 "전문적인 검토를 거쳐야 하겠지만, 공항 운영과 관련된 기관과 협력하는 것이지, 투자펀드와 협력하는 것은 전혀 고려를 안 하고 있다"고 맞장구 쳤다. "맥쿼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앞선 발언에서 한 발 물러선 셈.

한편 한국 맥쿼리그룹 존 워커 회장은 최근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천공항의 '매쿼리 인수설'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현재로선 전혀 인천공항 민영화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공항 운영에 강점을 가진 것은 사실이고, 미래는 모른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