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CNN은 이날 저녁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부 행사'에 참석한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은 인종과 성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 외국인, 이슬람을 혐오하는 개탄스러운 집단"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는 "정부와 경기 침체에 낙담한 채 절망적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개탄스러운 집단'들의 차별주의적인 성향을 부추겼다면서 "그는(트럼프) 증오심이 가득한 비열한 말들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는 이들은 사실상 '구제할 수 없는' 지경이며, 이들이 미국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클린턴이 열심히 일하는 수백만 명의 나의 지지자들을 아주 심하게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향후 여론 조사에서 이 발언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의 대선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 역시 이날 워싱턴 DC에서 보수 단체 '밸류 보터스 서밋'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농부, 광부, 교사, 참전 용사 등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이라며 "클린턴의 저급한 언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클린턴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어젯밤에는 지극히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결코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 '절반'이라고 말한 것은 잘못됐고 후회한다"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정말로 개탄스러운 것은 트럼프가 이른바 '알트 라이트(Alt-right, 대안 우파)'를 옹호하는 사람을 대선 캠프의 주요 인사로 영입했고 KKK(Ku Klux Klan, 백인 우월주의 단체) 수장이었던 데이비드 듀크나 다른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트럼프를 자신의 대변자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는 "연방 판사를 멕시코 혈통이라고 비난하고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골드 스타(Gold Star·미군 전사자)' 가족들을 괴롭히는 것 역시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 트럼프 후보가 그동안 인종·종교적인 측면에서 차별적인 언행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후보가 다시 공세에 나서자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재반박 성명을 통해 "클린턴이 처음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 대해 증오하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라며 "이번 발언은 클린턴이 대통령에 부적합하고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명백히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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