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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새로운 막말…수렁에 빠진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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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새로운 막말…수렁에 빠진 트럼프

공화당 3선 현역의원 첫 '클린턴 지지' 선언

거침없는 말로 얻은 인기를 몰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까지 오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이 뱉은 막말의 수렁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공화당의 3선 하원의원인 리처드 한나는 2일(현지시간) <시러큐스닷컴>을 통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클린턴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공화당 현역 의원은 그가 처음이다.

한나 의원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의 무슬림계 전사자 부모 비하 발언 탓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는 무슬림계 전사자의 부모인 키즈르 칸 부부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을 비판한 것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칸의 아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해 무슬림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한나는 "트럼프는 공화당에 맞지 않는 인사이며 미국을 이끌 수도 없다"며 "최근 전사자 부모를 비난하는 걸 보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늘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트럼프를 단순히 비판하는 것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클린턴 지지를 선언하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인수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이날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을 비판했다.

크리스티는 "아들이 조국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고통은 가히 헤아릴 수 없다"며 "국가를 위한 구들 부부의 희생, 그 아들의 희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 외 다른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은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측근인 마리아 코멜라는 "트럼프는 지금까지 선동꾼이었으며, 엉성한 정보와 외설스런 말로 사람들 분노를 사냥해 왔다"며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선 폴 라이언 하원의장,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오는 11월 연방의원 선거에 나가기 위해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는 라이언 의장, 매케인 의원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로 맞불을 놨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라이언 의장을 좋아하지만 미국은 지금 끔찍한 상황에 있고 우리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라이언 의장의 맞수인 폴 넬런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이어 매케인 의원을 거론하며 이번 애리조나 상원의원 경선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공화당 주류와 트럼프의 분열이 심각해지는 가운데에도, 트럼프는 인격에 의심을 살만한 새로운 구설을 끝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버지니아주 애슈번에서 연설하던 도중 청중들 속의 아기가 울자 처음엔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그는 "아기는 걱정하지 마라. 나는 아기를 좋아한다. 정말 예쁜 아기다. 엄마가 (아기를 달래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걱정할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기 울음이 그치지 않자 1분도 지나지 않아 연설을 중단 한 후 엄한 표정으로 "그냥 농담한 것이었다. 아기 데리고 여기서 나가도 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청중들에게 "내가 연설을 할 때 아기 우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아기 엄마가 믿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해서도 무감각한 발언으로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전날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처한다면 어떻게 조언할 것인가'라고 묻자 "다른 직종이나 다른 직장을 찾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잇단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한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전 회장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에일리 전 회장에 대해) 몇몇 여성들이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데, 나는 에일리 전 회장이 그 여자들을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에일스 전 회장은 지난달 초 전직 앵커 그레천 칼슨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고, 다른 여성 앵커의 폭로가 이어져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술 더 떠 트럼프의 차남 에릭은 CBS방송에 출연해 "아버지가 말하고자 한 것은 '이방카는 강한 여성이어서 성추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명해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했다.

에일리 전 회장에게서 성희롱 당한 사실을 증언했던 메긴 켈리 폭스뉴스 앵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에릭의 발언을 전하면서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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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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