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연말개각론'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여권이 연말·연초 개각에 대비해 현직 장차관 등 공직자와 각계각층 후보군에 대해 광범위한 인사검증 작업에 착수했다"는 말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인사검증에 대해서도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만수 경질 여부가 관건
연말 개각의 핵심은 '강만수 경제팀'의 경질여부로 모아진다.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이미 실질적으로 탄핵된 것이나 다름없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내각 전반을 물갈이함으로써 청와대와 정부가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게 연말 개각론자들이 내 세우는 논리다.
그러나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교체론에 대해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바꿀 때 바꾸더라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을 놓고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면 일할 맛이 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개각론은 당과 청와대 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도 다분하다. 청와대의 불쾌감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겨냥했다는 시각이 많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인재가) 적절하게 배치되지 않은 측면도 있고, 또 정권이 출범하고 난 뒤 한 1년 간 일을 시켜보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도 있을 것"이라며 연말 개각론을 정면으로 다시 꺼내들었다.
당초 '연말 개각론'을 비판했던 박희태 대표도 21일 충남 연기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개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충청권 인사를 추천하겠다"고 개각 논의를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경제팀 교체를 골자로 한 연말 개각설은 점차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장관 교체에 신중한 편이기는 하지만, 시장과 국민적 신뢰를 잃은 강 장관을 비롯한 3~4명의 장관 교체가 점쳐진다. 경우에 따라선 한승수 국무총리를 포함하는 조각 수준의 개각까지 거론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