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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주검, 더 억울한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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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주검, 더 억울한 ‘유족’

삼척 발전소 직원숙소 방화사건 피해자

발전소 공사현장 노동자가 직원숙소에서 방화로 숨졌지만 피의자가 자살한 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바람에 유족들을 통곡하게 만들고 있다.


26일 강원 삼척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1시 21분쯤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한국남부발전 그린파워발전소 공사장 근처 직원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잠을 자던 강모(43)씨 등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경찰수사결과 이번 화재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동료의 방화로 밝혀지고 용의자마저 자살해 버리는 바람에 방화로 숨진 피해자의 유족들은 시공사와 감독기관, 심지어 건축주까지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족

현재 피해자 유족들은 시공사가 마련해준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의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책임소재를 밝히느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방화사건으로 숨진 강씨의 친형은 “원청업체인 GS건설은 자신들의 업체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고 동생을 직접 고용했던 협력업체 Y사는 근무시간이 끝난 시간에 사고가 발생해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난감하다”고 울먹었다.

또 그는 “숙소로 사용된 건물은 가설건물이지만 화재에 대비한 아무런 시설도 갖추지 않고 있다”며 “건물주는 전화도 받지 않고 자신도 피해자라고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소방서도 화재가 난 임시숙소에 대해 가설건물을 핑계로 소방관련 시설점검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국책사업 현장의 화재사고로 피해를 당했는데도 힘 없는 노동자라고 아무도 책임을지지 않는 현실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태백지청 관계자는 “화재사고가 사업주 귀책사유와 관련되어야 회사책임 문제를 조사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은 사고”라며 “방화사건 피의자도 자살했기 때문에 매우 안타깝게 종결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방화사건으로 숨진 강씨에게는 이번 공사가 끝나는 연말께 결혼을 약속하며 사귀던 여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가족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강씨는 “죽은 동생은 명절에 항상 부모님이 좋아하는 선물을 할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다”며 “극히 일부만 남은 동생의 시신은 장례식장 냉동창고에 보관중인데 책임문제가 정리된 뒤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결과 방화범은 지난해 7월 동료들과 폭행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동료들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앙심을 품어 오다가 동료직원 숙소에 방화를 저질렀으나 숨진 강씨 등은 피의자 염씨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은 사건발생 11일만인 지난 23일 부산 금정산을 수색하다가 목을 매 숨져 있는 용의자 염씨를 발견하고 사건을 사실상 종결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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