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현지시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횡단철도(TKR)을 연결하는 소위 '철의 실크로드' 건설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양국 자원개발 협력을 강화하자는 '에너지 실크로드', 러시아 연해주의 농림지에 한국의 영농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녹색의 실크로드'와 함께 '3대 신(新) 실크로드 구상'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것이 완성되면 부산에서 유럽까지 해상 운송으로 40일이 걸리던 것이 20일로 줄게 된다"며 "동서양의 문화와 삶이 소통하는 인류 평화의 루트이자 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긴장을 완화시키는 기능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와 유렵을 철도로 연결하는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에 앞서 현지 언론들과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북한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럽까지 가는 횡단철도 사업 같은 것은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기업 진출 늘고 있다…함께 일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는 유통, 전자 등 한국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다"면서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에서도 굵직한 협력 사업들이 머지 않은 장래에 구체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미래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이 자리에 참석한 양국 경제인들을 독려하면서 "한국은 여러분의 협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에는 '한 사람의 머리로도 충분하지만, 두 사람의 머리를 맞대면 더 낫다'는 속담이 있고, 한국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며 "두 나라 국민의 정서가 이렇게 통하는 만큼 두 나라 기업이 같이 일한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러 비즈니스 포럼에는 조환익 코트라 사장, 최재원 SK 부회장, 최재국 현대차 사장 등 한국 측 기업인과 재계관계자 100여 명, 러시아 경제인 150여 명이 참석했다.
또 전경련과 무역협회, 러시아 측 연방상공회의소와 산업기업가연맹 등 양국 경제 4단체는 이날 양국 기업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한 상설 협력 창구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창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두 나라 경제단체가 협력 창구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상설키로 한 것은 두 나라 경제협력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킬 뿐 아니라 한러 간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격상방안,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직후에는 러시아의 '실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도 회동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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