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이 갈 길은 '핵포기'와 '개방'뿐"

"한국-북한-러시아 횡단철도는 서로 도움될 것"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개방돼야 하고, 개방 이전에 핵을 포기해야 하는 단계적 측면에서 우리가 설득을 하고 있다"며 "결국 북한이 갈 길은 그 길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의 유력 언론인 이타르타스 통신, 이즈베스티야, 러시아TV가 공동으로 지난 5일 진행하고 26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남북관계에서 제일 큰 관건은 북한의 핵을 어떻게 포기시키느냐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정부는 매우 정직하고 솔직한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상대를 무력으로 포기시킨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를 인정하면서 아주 솔직한 대화를 통해 남북이 공히 발전하자는 것"이라고 '대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는 일은 남북 간에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며 "오늘날까지 6자회담에서 역할을 다 해 준 러시아도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남북한과 러시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자는 제안도 내 놨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가 한 단계 발전하려면 동부 시베리아 지역이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대한민국은 동부 시베리아와 국경을 함께 하고 있다"며 "아주 가까운 거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 개발사업에 러시아와 한국, 북한의 인력 3자가 합치면 3자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특히 한국에서 북한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럽까지 가는 횡단철도 사업 같은 것은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되면 러시아와 한국은 진정으로 하나의 경제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힘을 갖고 권력 남용하면 독"
  
  "과거 CEO 경험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대통령은 "도움이 된다"며 "과거에는 국가를 '통치'와 '행정'으로 국한했지만 지금은 국가를 '경영한다'는 관점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도 일종의 경영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갖고 있는 효율성이나 국제화 등의 경험들이 국정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업 경영경험과 서울시장 때의 행정경험을 국가경험으로 이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권력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느냐"는 질문에 대해 "권력은 양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잘 쓰면 좋은 약이 될 수 있고, 잘못 쓰면 아주 나쁜 독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권력을 가진 사람은 매우 겸손해야 하며 또 조심해야 한다"며 "철저한 봉사정신, 국민을 섬기고 남을 섬기는 정신을 가졌을 때 그 권력을 잘 쓴다고 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힘을 갖고 권력을 남용하게 되면 그것은 독이 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