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변인이 한나라당 대변인을 격찬한 까닭은?

차명진 "경찰, 신영복 글 왜 떼나…'처음처럼' 소주도 안 먹나"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기 위한 여야 대변인의 날선 논평이 난무하는 국회지만 23일에는 모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됐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이 최근 경찰의 무리한 행태를 비판하는 논평을 낸 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이를 극찬 한 것.
  
  차 대변인은 이날 '과잉충성 금지'라는 논평을 통해 "대부분의 경찰, 특히 일선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분들은 참 고생이 많지만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조금만 생각하면 되고 또 생각할 여유도 있는데 엉뚱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차 대변인은 영등포 경찰서에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처음처럼' 글씨를 현판으로 내걸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의 글은 곤란하다'는 내부 지적에 떼버린 사실을 지적하며 "그 글씨에 빨간 색이 묻어있나? 귀하는 '처음처럼' 소주가 의심스러워서 안 먹나? 다른 나라에서 이 사실을 알까봐 창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 대변인은 "촛불시위의 유모차부대를 수사하겠다고 나선 분들!"이라고 호명하며 "그때 이런저런 선동을 한 사람들, 도로 점거했던 사람들 모두를 처벌하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어청수 경찰청장은 '유모차 부대'에 대한 수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아동학대죄로 조사를 검토할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차 대변인의 이날 논평은 사실상 어청수 청장을 겨낭 한 것. 차 대변인은 "과유불급이다"면서 "대다수 일선에서 고생하는 동료들 생각해서 일부 과잉충성하는 분들은 자제하기 바란다. 그런 행동하라고 정권 바꾸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차 대변인의 이같은 논평이 나온 직후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팥 든 송편 먹다가 오랜만에 깨 든 송편을 씹은 격"이라며 차 대변이을 추켜세웠다.
  
  최 대변인은 "오늘은 차명진 대변인이 돋보이는 날"이라면서 "여당의 이런 목소리가 불협화음이 아니라 한번쯤 경청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격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