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고소득층에 대못 박아도 괜찮나"

"부당하고 과격한 종부세, 종국엔 폐기해야"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한 종합부동산세 완화 문제에 대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격하고 부당한 세금으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에 강 장관은 '헌법정신'을 언급하며 강력한 '소신'을 감추지 않았다.
  
  "종부세 폐지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
  
  강 장관은 '강부자 내각이라서 강남 땅부자들한테만 혜택을 주냐'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공세에 "강부자니, '서민층에 대못을 박는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면서 "그러면 고소득층에 대못을 박는 것은 괜찮냐"고 맞받아 쳤다.
  
  강 장관은 "부당하고 과격하게 단 한 명의 국민에게도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 헌법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중 누구는 소홀히, 누구는 높게 취급되는 것은 잘못이다"고도 말했다. '부유층과 서민층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부세가 부당하고 과격한 것이니 폐기해야 하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종국적으로는 그렇게(폐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장관의 '소신'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집이 크다고 해서 과격한 세금을 낼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강 장관은 "세제개편에 대해 정부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종부세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세금이다. 자꾸 중산층 이야기하는데 우리 재산세는 OECD 어떤 나라보다 더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도 이런 제도는 없다. (부동산) 시가로 과세하는 나라는 그 어느 선진국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강 장관의 기세가 이처럼 등등하자 애초엔 먼저 목소리를 높이던 양승조 의원은 "장관은 그 소신을 지키고 결과에 책임 지시라. 우리 민주당은 반드시 종부세를 지켜 낼 것"이라고 물러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지금 기획재정부에서 개편안을 만들어서 여당하고 논의하고 있고 확정도 안 됐다. 강부자 내각 어쩌고 하는 것은 정치공세"면서 "자꾸 이 자리에서 논의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만 말했다. 여당 의원 조차 강 장관의 '소신'을 직접 엄호하진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