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지난 15일자 '반기문 대망론으로 그의 고향이 붐비고 있다(With talk of Ban running for South Korean presidency, his hometown is abuzz)' 제하 기사에서, 음성 곳곳에 반 총장과 관련한 기념물이 존재하는 현상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워싱턴포스트 기사 원문 보기)
신문은 "음성이 반기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한국인이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만약 기차를 타고 서울 남쪽의 이 시골에 도착한다면 '음성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입니다'라고 쓰인 거대한 현수막이 당신을 맞을 것이다"라고 묘사했다.
신문은 반 총장이 자신의 임기 수행에 대해 국제적으로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여기 음성에서, 그는 고향의 영웅(hometown hero)이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신문은 음성 인근의 풍경에 대해 "머리가 크게 묘사된, 유엔 여행가방을 끌면서 문자 그대로 전 세계를 손 안에 쥐고 있는 반기문의 동상 앞에서 우회전하면 당신은 반기문로(路)를 따라 반기문 광장을 지나서 시가지로 가게 된다"며 "시가지에는 반기문이 미소짓고 있는 거대한 간판과, 태권도 토너먼트 대회-그렇다 '반기문 컵'이다-의 개최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깃발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반 총장의 생가에 대해 "그가 처음 살았던 집을 재현한 것으로 한쪽 문 위에 '반기문이 태어난 방'이라고 쓰인 표지로 완성된다"고 소개했다.
압권은 이 신문의 '반기문 기념관' 소개다.
오, 반기문의 인생 이야기를 말해 주는 박물관도 있다. "그는 한국의 자랑이고 세계 평화의 새 장(章)을 썼다." 당신은 반기문의 명언 19개가 담긴 팜플렛도 가져올 수 있다. (명언 14번은 이것이다. "겸손한 것이 현명하다")
방문객들은 반 총장이 지난 방문 기간 동안 사용한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반기문 영어 연설 대회', '반기문 마라톤'에 대해 읽을 수 있다. 아니면 '사랑해요 반기문'이라고 쓰인 포스트잇으로 가득한 벽면에 메시지를 더할 수도 있다.
반기문 기념관을 찾은 한 16세 소년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반 총장에 대해 읽었고, 그가 이룩한 위대한 성과에 대해 알고 있지만, 여기 와 보니 좀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런 음성의 풍경을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숭배에 비기기도 했다. 신문은 "여기는 한국이지만, 북한에서 김일성을 찬양하는 박물관과 기념물들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DMZ에서 길을 잘못 든 게 아닌가' 하고 놀라더라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신문 인터뷰에서 '반기문 기념관의 개인숭배적 측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는 북한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우리가 이것을 지었을 때,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되리라는 말은 없었다. 여기에는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 군수의 명함에는 '반기문의 고향'이라고 적혀있고, 그의 사무실에는 반 총장과 이 군수가 함께 찍은 큰 사진 액자가 걸려 있었다"고 했다.
신문은 "이 도시(음성을 의미)가 세계 무대에서 가장 저명한 한국인인 반기문이 이 곳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활용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라며 "이 온화한 매너의 직업 외교관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추측이 일면서, 이러한 '반스트라바겐자'(Banstravaganza. 반 총장의 이름과 '호화로운 행사, 대형 오락물'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extravaganza'를 합성한 조어)는 음성에 가장 큰 배당금을 안겼다"고 평했다.
신문은 "한국 국내 정치는 혼란스럽다. 야당은 내분으로 수렁에 빠져 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을 보수의 계승자는 확실치 않다"고 국내 정치 상황을 소개하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전망했다.
신문은 그러나 "반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고 활달한 기질(electric personality)을 갖고 있지도 않다"면서 "그가 유엔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무례한 발언이나 행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적지 않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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