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하기 두 달 전에 박근혜 대통령과 극비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매일경제>는 지난 4월 초 박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반 총장과 약 20분 동안 극비리에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만남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대통령과 반 총장의 별도 만남이 있으면 대체로 사실을 공개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브레이크 타임 때 반 총장이 인사차 찾아오셔서 잠깐 만났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2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면 "잠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20분 동안 만났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사전에 조율되거나 일정이 잡혀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반 총장이) 인사차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시 회동에서 두 분은 북핵 등 한반도 정세와 대응 방안, 대북제재와 관련한 국제 공조 진행 과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유엔이 사상 최고의 대북제재안을 도출해준 데 대해 반 총장에게 감사 표시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반 총장은 두 달 후 있을 5월 말 한국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했다고 한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과 만난 후 두 달여 만인 지난 5월 25일 방한, 대권 도전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충청권의 상징적 인물인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나는 등 정치 행보를 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오는 11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리는 '유엔 지속 가능 교통에 관한 글로벌 콘퍼런스'에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동시에 초청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초청장이 접수된 것은 맞다"고 밝혔지만, 박 대통령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반 총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다시 한번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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