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위기의 홍준표'…'시한부 생명' 일단 연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위기의 홍준표'…'시한부 생명' 일단 연장

'친이직계'가 反홍준표 선봉…'친박'은 재신임에 무게

한나라당은 16일 오후 의원총회를 소집해 홍준표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격론을 나눴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추가경정예산 처리 불발의 후폭풍이 겉보기보다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과 '대안이 없지 않냐'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와중에 '즉시 표결론'까지 대두됐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반(反)홍준표' 진영의 반발은 거셌다.
  
  결국 박희태 대표는 "추경 예산안 처리 문제는 홍준표가 맡아서 완결 짓도록 하고 인책은 그 이후에 논의하자"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는 이날 오전 지도부가 "정기국회 때까지 맡겨야 한다"고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에서도 한참 후퇴한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금주 내에 추경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 이 시간표대로라면 홍 원내대표가 조기낙마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고개숙인 남자'가 된 홍 원내대표는 의총에 참석해 "모두가 내 책임이다. 의총 결과를 따르겠다"고만 밝힌 후 원내 파트너인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함께 자리를 떴다.
  
  홍준표 거취 둘러싸고 '친이'와 '친박' 줄다리기?
  
  의총 직후 조윤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6명 발언자 중에 퇴진 요구가 7명, 유임 요구가 8명, 중립 의견이 1명 정도였다"고 밝혔다. 친박계인 이인기 의원은 "내가 봤을 때 분위기는 유임이 6, 퇴진이 4 정도인 것 같다"고 전했다. 비교적 수월하게 재신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빗나간 것이자, '홍준표 재신임'에 무게를 실은 박희태 대표 등 지도부의 영도 서지 않은 셈이다.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용태·권택기·정태근·진수희 의원 등이 원내대표 교체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들은 수도권 이 대통령 직계로 이른바 '이재오계'로도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경남 창녕,밀양이 지역구로 역시 친이 직계로 꼽히는 조해진 의원은 "(추경안 통과 이후) 재신임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면서 "대안이 없어 부득이 재신임을 해도 통렬히 반성하고 정신을 바짝차려야 재신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이제 공은 홍 원내대표에게 넘어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이정현, 이인기, 손범규 등 친박계 의원들은 "정기국회가 이제 새로 시작하는데 사령탑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로 홍 원내대표의 유임을 주장했다. 계파에 따른 견해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친이=홍준표 비토, 친박=홍준표 엄호'로 단순화시키기도 어렵다. 서울이 지역구인 친이 직계의 한 의원은 "유임으로 결정났다고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포인트가 '대안부재론'아니냐"면서 "홍 원내대표 이후 원내대표를 맡을 사람이 누가 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 의중도 유임 쪽인 것으로 안다"면서 "정태근, 김용태 등 '직계'들이 나서서 강한 발언을 하는 것은 '견제'차원에서 봐야하는 것이지 뒤집기 의도가 아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날 의총에서 친박-친이의 의견차가 뚜렷했지만 전면적 대립으로 격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름의 완충지대를 형성해왔던 홍 원내대표 체제의 힘이 급속하게 약화되면서 양측의 대립이 좀 더 빨리 가시화될 여지를 크게 남겼다.
  
  홍준표 유임의 세 가지 전제조건
  

  
  결국 홍 원내대표가 유임되기 위해선 △추경예산안이 한나라당 뜻대로 처리 △의원들의 중론이 '유임'쪽으로 정리 △청와대의 재신임 등 세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명확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정치판에서 자리라는 것은 한번 했으면 된 것이지…또 자리에 연연해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정기국회 일정이 태산 같아서 고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불명예 퇴진'보다는 정기국회까지는 책임지고 맡아보는 쪽으로 기운 듯한 뉘앙스다.
  
  하지만 상처 난 홍 원내대표의 지도력이 회복되기는 난망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지키더라도 '홍준표 특유의 캐릭터'를 발휘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수도권 친이 직계에서 '대안'을 들고 나올 경우 오히려 상황은 쉽게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여건 탓에 추경 국면이 정리된 후 홍 원내대표가 전격적으로 사퇴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처럼 '홍준표 원내지도부'의 거취 문제가 정리되지 못한 여파로 이날 의총에선 당내 현안과 관련한 다른 문제들도 매끄럽게 풀리지 못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추경예산 문제는 현 원내지도부가 책임지고 진행한다"면서도 "전권을 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정례회동 재개에 대해서도 조 대변인은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 12일 예결특위 불참자에 대한 문책론도 대두됐지만 '조직적 움직임도 아니었고 원내지도부의 잘못도 적지 않다'는 이유로 박희태 대표의 구두경고로 종결됐다. 이는 불참자 대부분이 친박계인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