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올해 해외주식투자로 1조원 손실"

상반기 동안 5조 2000억 쏟아부어 20% 날려

'공격적 주식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해외 주식투자에서만 1조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게 제출한 '해외투자자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조89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단의 해외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01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까지 5조1914억원의 해외주식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 7월말까지 5조2254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하는 등 총 10조4168억원어치의 해외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2005년 말 보유액 6300억 원의 무려 14배에 달하는 것. 하지만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해외투자 평가금액은 총 9조6294억 원에 그쳐 투자금액의 20%에 달하는 1조891억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수단인 채권에 대한 투자액은 역시 7월 말 기준으로 17조8631억 원에 달했다. 2005년 말 12조2541억 원에 비해 1.45배 증가한 것. 하지만 공단은 채권투자를 통해 2690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예상되는 등 해외주식시장이 매우 불안한데도 5조원 이상을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시장 뿐 아니라 국내주식시장에도 '쏟아붓기'에 가까운 순매수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8거래일 동안 1조4000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것.

10일 만해도 외국인은 540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국민연금과 기관은 3960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민연금은 주당순이익(PER) 지수가 10.0을 하회하는 점 등을 들어 '지수 1400선이면 매력적인 매수 기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 자산인 주식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연금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