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장남 우모 씨가 군 입대 전 친박계 핵심 유기준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이날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유 의원은 그를 인턴으로 채용할 때 공고도 내지 않았다"며 이른바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유기준 의원은 이후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통과,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 신문은 우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지난해 1월 우 씨가 유기준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실의 인턴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우 씨는 당시 무급 입법보조원으로 일했다.
이 신문은 "입법보조원은 월급은 없지만 의원실로부터 재직증명서나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취업, 해외 대학 진학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펙'을 쌓고 싶어 하는 대학생 또는 취업준비생들이 대거 지원해 경쟁률도 높다"고 전했다. 특히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의 경우는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신문은 "당시 유 의원실은 국회 홈페이지에 채용 공고를 내지 않고 다른 경로로 우 씨를 인턴으로 뽑았다. 이 때문에 '우 수석 측이 아들의 채용을 청탁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우 씨는 영감(유 의원)이 직접 데리고 온 인턴"이라는 소문도 났다는 얘기도 들렸다.
유 의원은 관련해 "누가 (우 씨를) 추천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 수석이 부탁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실은 "우 씨가 채용 당시 아버지가 누군지 밝히지 않았지만 인턴 기간 중 우 수석이 비서관에서 수석으로 승진했을 당시 뉴스를 보다가 우연히 밝혔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친박계 핵심 의원이 하필 청와대 '실세' 비서관의 아들을 인턴으로 채용한 것이 우연이고, 그가 우 수석의 아들임을 알게 된 것도 사실상 우연이라는 식의 설명이다.
우 수석의 아들이 채용된 후 한달쯤 지나 유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에 지명됐다. 우 수석은 아들이 채용된 직후인 1월 23일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관련해 우 수석 측은 "당시 '정윤회 문건'으로 정신이 없던 통에 아들이 국회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뒤늦게 듣고 우 수석이 불같이 화를 내 그만두게 했다"며 "이 때문에 장남은 2월 초순 인턴을 그만두고 입대했다"고 밝혔다. 또 "유 의원에 대한 인사 검증은 이미 우 수석이 민정수석이 되기 전에 완료돼 있었고, 수석은 유 의원 검증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우 씨는 자신의 이력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인턴'이라는 경력을 추가하게 됐다. 우 씨는 군에 입대한 후에도 '꽃보직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과 관련된 3가지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은 특별감찰관 제도가 시행된 후 감찰 대상이 된 첫 사례를 기록했다. 감찰 대상은 우 수석의 처가 가족 회사 이용 재산 축소 신고 의혹, 진경준 인사 검증 소홀 여부, 우 수석의 아들 보직 특혜 여부 등 3가지다.
처가 땅 매매 의혹은 현 직책인 민정수석 임명 전 일이라 감찰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 의혹은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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