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김문수 발언이야말로 공산당식 발상"

수도권 규제완화 두고 충남-경기 정면충돌 격화

수도권 규제완화, 국토균형발전을 둘러싼 한라당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내홍이 극한에 달하고 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연일 직격탄을 날리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김 지사의 주장이야말로 공산당식 발상"이라고 정면 공박했다.
  
  이 지사는 26일 오후 충남도청 홈페이지 '도지사의 말과 글' 란에 '김문수 지사께 드립니다'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국자치단체장들이 참석한 세미나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김 지사의 대응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이야기가 왜 나오나"
  
  이 지사는 "저 역시 밤잠을 설치면서 충남발전에 매진하고 있기에 김 지사의 경기도 사랑과 열정을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간에 쏟아낸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한 여러 가지의 말씀들이 도를 넘었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6년 7월13일 서명한 합의문 '행정도시 건설을 위한 500만 충청도민의 열망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상호 인식을 증진시켰다'는 상생발전 정신은 실종된 것이냐"면서 "'세종시 건설비용 42조원을 지방에 1조원씩 나눠주는게 낫다'는 극단적 발언은 상당히 곤혹스럽고 혼란스럽다. 42조 원을 1조 씩 나눠주자는 것이야 말로 김 지사가 주장한 이른바 공산당식 발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김지사는 '균형'이라는 소중하고 가치있는 철학을 '하향평준화 하자는 논리', '공산주의적 발상'으로 오해하시는 것은 아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 공산당이 등장하는지 당황스럽기만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문수 지사는 최근 수도권 규제 완화 연기 조짐에 대해 수차례 걸쳐 '공산당보다 더 하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지사는 "비수도권은 경쟁의 형평성을 요구하는 것이다"면서 "수도권 규제는 평등과 평준이 아닌 균형철학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 내에도 불균형이 심각한 일부 도서와 경기북부 지역에 대한 김 지사의 걱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도지사라는 자리는 국정과 도정을 균형있게 바라보면서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이 지사는 "저와 허심탄회한 공개토론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구하는 것은 어떻겠냐"면서 "그것이 어렵다면 16개 시도지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허리춤을 풀고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하는 길인지 함께 지혜를 모아 보자"고 공식 제안했다.
  
  다른 지역 단체장들도 수도권 집중에 대한 우려가 심한 편이지만 경기도와 바로 인접한 충청남도와 경기도의 이해상충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 이런 까닭에 이 지사가 총대를 멨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경기도와 충청남도의 정면충돌 양상에 대해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충청권 맹주 노릇을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과 연결된 복잡한 정치적 함수관계에 대한 언급도 적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