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진압'한 한나라, '이제는 MBC 차례'

MBC 사과방송으로 물러서자 집중 포화

KBS 정연주 전 사장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던 한나라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MBC와 PD수첩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경하게 버티던 MBC가 사과방송을 수용하고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인사 조치를 예고하는 등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나라당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한나라당의 화살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PD수첩>에만 국한되고 있다. MBC 자체와 <PD수첩>에 대해 분리대응(divide and rule)하고 있는 것이지만 일부 의원들은 MBC 전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뜻을 분명히 했다.
  
  "사과방송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나"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이경재 의원은 13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어제 정연주 사장이 해임되고 MBC가 PD수첩과 관련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리는 좋은 출발이다"고 말했다.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나경원 6정조위원장도 이날 "MBC가 'PD수첩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청자사과명령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하여 시청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하여 정중히 사과 드린다'는 사과방송을 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MBC가 광우병보도 책임자 문책 및 교체, 보다 강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제정, 데스크기능의 강화, 법률전문가 사전검증시스템의 도입 등 여러 가지 발전적인 개선의지를 함께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주요당직자들의 발언 MBC의 사과방송과 PD수첩 제작직 문책을 환영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대변인과 다른 의원들은 MBC를 향해 추가적 압박을 가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사과방송에서 PD 수첩이 스스로 밝혔듯, 법규 준수와 좋은 프로그램으로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줄 차례"라면서 "PD수첩은 먼저 당당히 검찰의 조사에 임하길 바란다. 검찰의 해명요구서와 원본테이프 공개에 대해 당당히 PD 수첩은 자료를 공개하고, 한치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거짓과 왜곡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의혹, 법질서를 거부하며 완강히 맞서는 부적절한 모습 등을 버리고 언론 본연의 건전한 비판 기능과 공정성, 객관성을 하루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명진 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란 판에 어깨 한 번 으쓱하고 돌아섰다"면서 "PD수첩의 책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과 방송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대변인은 "그들의 작품이 '실수로 빚어진 오역'이 아니라 '의도된 왜곡'이었음을 명명백백히 고백해야 한다"면서 "PD수첩을 직·간접으로 그렇게 만든 사람들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며 책임론을 확산시켰다.
  
  <조선일보>출신 진성호 의원과 함께 'PD수첩 저격수'로 나섰던 <중앙일보> 기획위원 출신 김용태 의원도 빠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만시지탄이건만, 진실을 향한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고 추가적 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쇠고기 공포정국에서 망한 수 없는 식당주인 등 서민들의 슬픔과 좌절에 대한 신원 때문이다"면서 "저는 이 레이스를 완주 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PD수첩을 비판해 온 김 의원은 MBC의 소유구조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바야흐로 '찬바람 불면 MBC'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한나라당의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