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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더민주, 14석, 43석 더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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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더민주, 14석, 43석 더 챙겼다"

[토론회] "한국 국회 대표성·정당성 부족…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해야"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08석을 얻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122석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83석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123석을 차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유권자의 민의를 충실하게 반영하려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 사무처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참여연대가 8일 국회에서 연 '선거법 개정 토론회'에서 '실질 정당 득표율'을 근거로 이러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실질 정당 득표율이란, 지역구 5석 이상, 정당 득표율 3%를 넘기지 못한 기타 정당 (20대 총선에서 17개)의 득표율을 빼고 계산한 나머지 정당들의 득표율이다.

명목 정당 득표율로 보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33.5%를 얻었지만 실제 의석 점유율은 40.66%로 7.16%포인트 이득을 봤다. 더불어민주당도 25.54%를 얻었지만, 실제 의석 점유율은 41.0%로 15.46%포인트 이득을 봤다.

박근용 사무처장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실질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보다 각각 14석, 43석을 더 차지한 만큼,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유권자의 지지(정당 득표율)보다 훨씬 적은 의석을 차지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절반 가까운 사표가 생기는 점도 현행 선거 제도의 문제로 꼽힌다.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전체 유권자 가운데 58.1%(2436만 명)가 투표했는데, 그 중 절반가량인 50.32%(1225만8000명)가 사표가 됐다. 지역구 의원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가량의 지지만 받는 대표인 셈이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박근용 사무처장은 "이런 지지율로 당선된 지역구 대표들이 전체 국회 의석의 84%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국회의 대표성과 민주적 정당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정당 득표율로 의석수 배분해야"

박근용 사무처장은 국회의원 선거 제도의 개혁 방향으로 "정당이 얻은 득표수와 실제 배분된 의석 수 간의 낮은 비례성을 높여야 하고, 지역구 대표성뿐만 아니라 다른 대표성(비례대표)도 국회 구성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각각 독립적으로 뽑는 '병립형' 선거 제도를 선택하고 있다. 반면에 '연동형' 선거 제도를 택한 독일이나 뉴질랜드에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에 우선 의석을 배분한다. 이후 각 정당은 지역구에서 1등을 한 당선인으로 의석을 채운 뒤, 나머지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운다. 예를 들어 어떤 정당이 정당 지지율 30%를 얻으면, 그 정당은 전체 300석의 30%인 90석을 배분받는다. 이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가 50명이라면, 나머지 40석은 비례대표로 채운다.

박근용 사무처장은 "독일이나 뉴질랜드 방식은 각 정당이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각 정당이 자신들에 대한 국민의 지지만큼 의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라며 "연동형 제도를 도입해야 국회의원의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당 득표율을 반영하는 의석인 비례대표 수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용 사무처장은 "지역구 대표만으로 대표하지 못하는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려면 비례대표를 최소한 지역구 의석의 50% 이상, 또는 100석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기 위해 지역구 의석을 축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면서 의원 정수 확대를 통해 비례대표 확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국회의원 수가 적은 편이다.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처럼 인구가 4000만 명 이상~8000만 명 미만인 국가로는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있다. 이들 국가의 국회의원 수는 이탈리아 945명, 영국 650명, 독일 598명, 프랑스 577명, 스페인 558명, 한국 300명 순이다. 이러한 점을 들어 국회의원 정수 확대분을 비례대표 확대에 쓰자는 것이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2월 제안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크게 환영할 만한 개혁이었다"면서 "이 제안을 채택하면 민의를 잘 반영하는 이념과 정책 중심의 온건 다당제가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200 대 100으로 만들고, 6개 권역별로 전체 의석을 고루 배분한 후 각 권역 내에서 '독일식 연동제'로 각 정당의 의석수를 나누자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권고안은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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