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응분의 대가" vs "방송 독립-감사원 독립 실종"

감사원 KBS 특감 결과에 정치권 술렁

뉴라이트 단체의 감사청구를 받아들인 감사원이 예상대로 정연주 KBS사장에 대한 해임요구안을 내놓은 데 대해 정치권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감사원 결정을 환영하며 정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고 다른 야당은 청와대를 감사원의 배후로 지목하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KBS이사회가 감사원 결정 존중하길 기대"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감사원 결정은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한 시작이므로 환영한다"면서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 코드인사인 정연주 사장은 공영방송 KBS를 부실경영, 편파방송의 대명사로 만든 핵심책임자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제에 정 사장은 더이상 사장실에 숨지 말고 검찰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면서 "KBS사장실은 법망을 피해 숨는 곳이 아니라 국민이 임명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감사원의 결정은 합당하다"면서 "7일로 예정된 KBS이사회가 감사원의 결정을 존중하리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과 뜻을 같이 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정 사장은 감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라"면서 "감사원의 지적대로 KBS 정연주 사장이 지난 정권 하에서 저질렀던 편파보도와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은 공지의 사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사항 중에 '편파보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의 옥동자'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정연주 사장이 KBS 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적절했다"면서 "정연주 사장은 뒤늦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하루빨리 스스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에 이어 감사원도 정권 홍위병으로 전락"
  
  반면 민주당은 "방송의 독립과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이 함께 사라진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감사 결과 비리는 없다고 해놓고 사장 자리는 물러나라고 한다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대한민국 권력기관이 청와대를 향해 머리를 조아린 불행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는 아직까지 감사 여부도 결정내리지 못하면서 KBS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55일만에 끝났다"며 "감사원이 이렇게 고무줄 잣대를 적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번 감사가 정치감사, 각본대로 감사, 표적감사, 꼭두각시 감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검찰도 그렇지만 권력에 대한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감사원마저 이명박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면서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감사원을 보면서 국민들은 앞으로 감사원의 그 어떤 감사결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에 대한 괘씸죄를 묻게 돼 가슴 한편이 아주 시원할지 모르겠으나 정연주 사장 제거를 위한 시나리오는 그 결과가 뻔히 보이는 참으로 짜증나는 희극에 불과했다"면서 "KBS가 붕괴되면 MBC에 대한 총체적인 공격이 시작된다"고 우려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감사원 스스로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으로 감사원이 헌법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권력 앞에 스스로 몸을 낮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감사원은 이번 KBS에 대한 특별감사가 정치적 의미가 담긴 표적감사라는 것을 온 국민이 알고 있음을 명심하고 즉각 정연주 사장에 대한 부당 해임 권고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도 "언론 장악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전 방위적 행보가 감사원의 독립성마저 훼손시키는 일이며, 정권의 치밀한 각본에 의한 수순 밟기다"고 규정했다.
  
  신 대변인은 "우리는 정연주 사장이 공영방송을 절대적으로 사수할 유일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각본대로 진행되는 정연주 사장 해임 기도와 언론장악 음모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 공영방송을 관치방송으로 만들고, 자본의 논리만을 따르는 민영방송으로 만드는 것은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오직 국민들에게 정권과 자본의 논리만을 따르게 하려는 민주주의 파괴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못을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