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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자를 모두 구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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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자를 모두 구속하라"

[기고] 구조조정,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

해운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한국산업의 화두가 되었다. 시야를 넓혀서 보면 세계적 규모의 금융과 경제위기가 지속 되고 있는 과정에 겹쳐서 미증유의 산업구조적 변동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는 있다. 선행지표로 보이는 해운과 조선업뿐만 아니라, 곧 이어 해외건설, 석유화학, 철강 그리고 현재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 반도체와 액정판넬 및 자동차 산업까지 위기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전문가의 예언을 빌자면 수 년 안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100만 명이 넘는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해운과 조선업의 현안을 처리하는 주제는 단순히 해당 산업과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밀려오는 구조조정 문제를 총체적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와 결단의 원칙으로 해결하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에, 당장에 책임 회피라는 미봉책으로 처리하면 한국경제가 재기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이 내놓은 구조조정 대책안을 보면 무책임과 무능함 정도가 미봉책을 논하기 이전에 역사적 범죄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선 해운산업을 들여다 보자.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고 무역의 물동량이 격감하리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자연스레 한국내 해운업을 영위하는 300여 대부분의 기업은 이를 인지하고 사전적인 사업축소와 인원조정에 들어갔다. 덕분에 2015년 현재 해운협회에 등록된 150여개의 업체중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건전한 재무구조와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로지 재벌들이 운용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만이 심각한 결손상태를 보이고 있고 이에 빠져나올 전망이 보이질 않는다. 물론 컨테이너 중심으로 정기선을 운용해야하는 특수한 조건, 즉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정 인프라를 유지해야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자. 우선 이러한 조건을 무시한 채 부채비율을 낮추라고 강요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실책도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전적인 책임은 기업을 운영하는 주주의 판단과 경영진의 능력의 문제였다. 한치 앞을 못 내다보고 무리한 용선계약을 맺은 것은 자살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회장직을 맡고 있던 면면을 살펴보면 확연해 진다. 결국은 재벌들의 무능한 족벌경영의 핵심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하늘처럼 믿고 있던 대마불사의 환상을 심어준 정부 관료와 금융기관들의 책임이다. 지금이라도 양사의 자본지분을 결손액만큼 감자하고 채권액을 지분으로 전환한 후 양사를 합병하여 축소조정하고 현안의 문제들을 처리한 후 시장에 다시 매각하는 것이 수순이다. 쉽게 말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무능한 재벌들의 소유에서 분리시켜 냉정한 시장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별도로 벌어지고 있는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과 겹쳐서 지긋지긋한 재벌 상속 놀음과 경영의 무능함에 국민경제가 멍들고 서민들이 고통받는 사태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번을 계기로 재벌에 대한 단호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이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을 이룬 배경에는 금산분리와 산업의 반독점법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결단의 역사가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재벌에 대한 타협없는 감시 감독의 철퇴를 준비해야 한다 (참조: 박상인 교수의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

조선산업을 들여다 보면 문제의 중심은 재벌에서 정권과 관료의 주제로 옮겨간다.

지난 수 십년간 한국의 조선업이 세계일등산업으로 효자노릇을 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편, 1960-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유럽의 조선업계는 스웨덴 '뮐뫼의 눈물'이 상징하듯이 대부분의 일반선박 물량을 한국과 일본에게 물려주고 살을 에는 고통 속에서 고기술 고부가가치의 크루즈선, 요트와 탐색선, 특수선 등으로 사업영역을 이동시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소를 폐쇄시켜야 했다. 유럽이 겪었던 고통의 과정을 이제 한국 조선업계가 받아 들어야 하는 시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해운업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호무역주의 부활이 예견되고,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이야기되면서 일반 선박의 수요가 격감하리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그런데 때마침 터져나온 해양개발의 특수가 한국조선업계를 살려주었다. 지난 십 여년간 삼성조선이 필두로 수주하여 큰 수익을 올렸던 '드릴쉽' 사업을 신호탄으로 100여 척이 넘는 해양플란트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몰려들었다. 이에는 실상 특수 수요로 형성된 해양플랜트를 제작할 곳은 한국 외에는 찾기가 쉽지 않았던 배경이 있다. 유럽은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성격상 이를 수주하여 건조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싱가포르 조선업이 이를 감당할 조건이 되어 있었으나 우선 '반잠수 시추선'으로 전문화되어 있었고, 건조 규모에서 일정 수요이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단순 조선에서 산업 플랜트로 다변화 되었던 일본 조선업계 역시 고임금과 더불어 사업영역을 쉽게 변신하여 해양사업을 수익성 있게 감당하기 어려웠고,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은 기술수준에서 제외돼 있었다. 해양플랜트의 특수 수요는 한국 조선업계가 황금알을 낳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기회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수조원 손실의 악재라는 구렁텅이로 조선업계를 떨어트린 중심에는 대우조선, 그중에 전임 사장인 남상태와 고재호라는 조연, 그리고 이명박근혜 정권과 서별관 회의라는 주범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명박 부인의 연고로 대우조선의 사장으로 임명됐다는 의혹을 산 남상태는 해양 플랜트가 가지는 기술적 위험성을 무시하고 발주처의 적정 예가에서 20-30% 이상 저가로 그것도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일괄수주(턴키방식)를 무모하게 감행했다. 해양 플랜트는 시담에서 수주 그리고 건조와 진수까지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자신의 임기에는 진수와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위험으로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범죄를 저지른 자이다. 이런 관행은 그의 후임자에게도 되풀이 됐다. 문제는 이런 사실상의 범죄 행위가 대우조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수주경쟁을 통해 경험과 양질의 조건을 갖추었던 타 조선업체, 즉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게도 파급, 적자수주가 일반화되었다. 한마디로 대우조선의 행태는 물귀신작전이었다. 사태는 여기서 멈추질 않았다.

대우조선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무능과 범죄 행위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감행했다. 조선 같은 수주산업의 분식회계의 기법은 매우 단순하다. 재고와 기성고 부풀리기, 그리고 회수 불가능한 악성채권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대우조선을 감독하고 견제해야 하는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이다. 경제, 회계의 초보자도 알 수 있는 상식이다. 악질적인 경영책임자에서 시작하여 이를 함께 도모한 회계법인 그리고 이를 눈감아준 산업은행의 총제적 부패 비리의 연결 고리, 전형적 공범행위다. 더구나 이들 뒤에는 정권의 실력자와 아부를 통해 입신양명의 출세에 눈이 어두운 경제관료들이 숨어 있었음은 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이들이 핵심 책임 영역이다. 이미 서별관회의를 통해 5조 원이라는 국민의 세금이 흘러들어갔고, 앞으로도 우선 10조가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 더욱 문제는 여기서 멈추질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눈을 다시 세계조선시장으로 돌려보자.

현재 격감한 일반조선의 신규 수요가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고 세계경제가 회복되여 신규 조선 수요가 다시 살아난다고 낙관적인 가정을 해보자. 그렇다고 해도 일반신규조선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판단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중국도 열 개의 조선업체중 7-8개의 업체가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인건비의 십분의 일에 해당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도 이미 조선산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반선박의 신규수요는 중국과 동남아 조선소를 채운 다음에야 남는 수요가 한국에 돌아온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 조선업이 목을 매달고 있는 해양플랜트 특수 수요는 미국의 세일가스사업이 본격화되여 유가가 5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급격히 축소되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해양플랜트 사업을 발표하여 한때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Petrobras(브라질 석유공사)가 브라질 경제의 재앙으로 변신하였고 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비리 혐의로 호세프 대통령까지 탄핵사태를 맞이했다. 이미 발주되었던 계약도 시장환경을 구실로 취소되고 건조된 플랜트조차 인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유럽정상들이 지구환경회의를 계기로 2050년 이후에는 화석연료로 운용하는 발전소를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한마디로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 수요는 이제 가뭄에 콩나듯 나올 것이다.

유럽과 같이 한국조선의 미래는 기술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선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 (참조 : 서울공대교수들의 공저 <축적의 시간>). 당연히 한국 현재의 조선건조 시설과 규모는 너무 방대하다. 순차적인 전환과 축소 그리고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리고 목록의 1번은 대우조선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에는 반드시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고통이 무서워 이를 회피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치게 될 뿐이다,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대우조선은 폐쇄하고 핵심 책임을 져야할 서별관 참석자들은 모두 구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법대로, 규정대로 처리하면 된다. 구조조정 자금으로 얘기되는 12조 원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사용하고, 거제지역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책임회피와 어리석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자들을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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