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영국 파운드화는 지난 1992년 검은 수요일 때의 15%보다 훨씬 더 폭락할 것"이라고 했던 예언이 적중하는 분위기다.
소로스는 지난 1992년 9월 16일 영국과 독일이 유럽 내 주도권 싸움으로 통화 전쟁을 벌이자 자신의 회사인 쿼텀펀드를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을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해 런던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킨 이른바 '검은 수요일' 유발자다.
소로스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0일 <가디언> 기고문을 통해 "브렉시트 찬성 투표가 '검은 금요일'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영국이 1992년엔 파운드화 약세로 경제적 이득을 봤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 그는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그 여파로 20% 이상의 폭락도 가능하다고 봤다.
실제로 24일 개표가 막바지로 접어들며 영국 언론들이 브렉시트 가결이 유력하다고 예측하자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는 10% 이상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1992년 '검은 수요일' 당시에도 파운드의 낙폭은 4.1%에 그쳤었다.
유로화는 3.1% 하락세를 보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이 10% 넘게 추락해 1.3305 달러를 기록했다.
24일 오후 코스피도 장중 한때 19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는 '프로그램매매호가 일시 효력정지제도'(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2월 12일 발동한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사이드카 조치가 내려지면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정책 당국도 바빠졌다. 정부는 24일 오전에 이어 오후 2시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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