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서교동에서 지난 4.13 총선 이후 처음으로 독자 옴부즈만 모임이 열렸다. 이날 모임에서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20대 총선 기사 평가와 함께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을 대비한 기사 방향 등 주로 정치 분야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소비자 조합원 옴부즈만 위원 4명과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 전홍기혜 편집국장, 정경아 협동조합팀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주행 위원은 지난 20대 총선 기사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심 지역구를 선정해서 집중적인 보도를 한다는 기획 자체는 좋았지만, 지역별로 후속 기사가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애초부터 이슈가 되는 지역을 극소수만 골라서 그 지역만 집중적으로 보도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이와 함께 세대에 따라 선거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기사가 나오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20대가 투표해야 할 몇 가지 이유' 등과 같은 형태로 간략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주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 보다 많이 유통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홍기혜 편집국장은 "편집국 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20대가 투표해야 할 세 가지' 정도의 주제로 생각을 했는데, 20대와 30대 초반 기자들의 거부감이 상당했다. 저런 주제 자체가 20대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고 읽힐 수 있다는 문제제기였다. 이후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다른 방식으로 다루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언론과 전문가 모두 총선 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인규 이사장은 "이번 총선에서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 예상한 언론이나 전문가가 거의 없었다. 거대 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모두가 갇혀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민심은 언론이 예측하는 것과 다르게 움직였다. 현 정권 역시 잘못된 언론에 속은 것 같다. 언론 자체가 민심 '깜깜이'였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위원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원인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대선은 총선과 다른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세대별 투표 성향이라든가 지역별 투표 성향 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언론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이슈를 다뤄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주행 위원은 "세대를 불문하고 일자리 문제가 가장 관심 있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지 않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전홍기혜 편집국장은 "그것과 관련해서 최저임금 문제도 젊은 층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사회에 진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최저임금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규 위원은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협동조합과 일자리 관계, 협동조합과 최저임금의 관계 등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며 "서대문에 있는 다른 협동조합들과 정기적으로 협의회를 하는데 협동조합적으로 소비하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이걸 일자리와 관련해서 다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민수 위원은 "사회 전체적인 변화의 양상 같은 큰 이야기를 하면서 기본소득이나 최저임금과 같은 세부적인 이야기로 좁혀가는 방식으로 이슈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며 "대선이 우리 사회의 방향이나 화두를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레시안>이 앞으로 1년 반 동안 이런 '화두'들을 던져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규 위원은 이은의 변호사의 '이변의 예민한 상담소'와 양지훈 변호사의 '양지훈의 법과 밥'을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다면서 일상 생활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사례라 피부에 와 닿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한국의 사법 신뢰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거의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사법 개혁을 위한 거대 담론을 다루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전홍기혜 편집국장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법 문제뿐만 아니라 거대 담론도 다룰 수 있도록 다양한 필자를 섭외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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