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정부 입지 선정 용역 업체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회'를 열고, 이같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책임연구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선정 과정을 설명했다.
슈발리에 연구원은 당초 검토한 25곳의 후보지 가운데 1단계 검증에서 지형적 장애물이 많은 곳을 걸러내고 8곳으로 압축했으며, 소음 정도와 비용, 접근성 등에 대한 추가 검토를 거쳐 △가덕도 △밀양 △김해공항 확장 3가지가 최종 후보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슈발리에는 신공항의 여객 수요와 화물 수요, 공항 건설 비용과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김해공항 확장 안이 가장 나은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특히 비용 면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은 밀양에 활주로를 1개 또는 2개 갖춘 공항을 새로 짓는 것보다 모두 쌌고, 가덕도는 매립 비용이 소요되기에 밀양보다도 비싸다는 결과가 나왔다. 차량 접근성 면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안은 기존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밀양과 가덕도는 모두 새로운 도로를 건설해야 해 비용이 더 높게 추산됐다. 또 "정치적 후폭풍도 고려됐다"고 슈발리에는 덧붙였다.
슈발리에는 여러 요소를 모두 수치화해 점수를 매겨 보니 '김해공항 확장안 > 밀양에 활주로 2개를 갖춘 공항 신설안 > 밀양 활주로 1개 > 가덕도 활주로 1개 > 가덕도 활주로 2개' 순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발표문에서 "ADPi에서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정부는 이번 용역 결과가 항공 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 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번 입지 평가결과는, 공항 건설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와 명성을 가진 ADPi가,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오직 전문성에 기초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린 최적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라며 "이를 통해 장래 영남권 항공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영남권 전역에서 김해공항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김해공항이 영남권 거점 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영남권 주민들을 향해 "그간 신공항 유치 경쟁 과정에서 일부 갈등과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입지평가 결과가 나온 만큼 용역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민주 의식과 합의 정신을 발표 이후에도 끝까지 존중, 대승적 차원에서 평가 결과를 수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신공항 문제는 정치적 폭발력이 큰 쟁점이었던 만큼, 향후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부산과 밀양 양 쪽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열띤 논쟁을 벌여 왔다.
새누리당 친박계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앞서 가덕도가 탈락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비친 바 있고, 역시 친박계 중진인 김정훈 의원(4선, 부산 남갑) 역시 "정계 개편"이라는 말까지 입에 올린 바 있다.
반면 대구·경북(TK) 지역과 울산, 경남 지방 정치인들은 사실상 후보지로 밀양을 지지해 왔다. 지난 14일 권영진 대구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은 밀양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서 시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도 부산이 지역구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영춘 의원(3선, 부산 진갑) 등은 TK 지역 현역인 김부겸 의원(4선, 대구 수성갑)과 입장차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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