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5.18 공수 부대 광주 행진 아직 취소 안 해"

더민주 "얼마나 더 광주 정신 우롱하려고?"

국가보훈처는 5. 18 민주화 운동 당시 민간인을 학살했던 제11공수특전여단이 오는 25일 6.25 기념 광주광역시 시가행진에 참여할 계획을 아직 취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얼마나 광주 정신을 더 우롱하려는 것인가"라며 반발했다.

최정식 국가보훈처 홍보팀장은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제11공수특전여단이 시가행진에 참여한다는 계획이 취소됐느냐'는 질문에 "원래 취지대로 퍼레이드(시가행진)는 진행될 예정이며 11공수여단을 배제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정식 팀장은 "이번 사안은 6.25 전쟁 66주년을 맞아 전국 11개 시도에서 참전 용사와 군인, 시민 등이 참여하는 퍼레이드로, 2013년에도 똑같은 행사를 했는데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정식 팀장은 "2014년에는 세월호 사태, 지난해에는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 등으로 열리지 않다가 올해 다시 열리는데, 5.18 관련 단체에서는 모든 군인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정식 팀장은 "이렇게 논란이 되면서 광주 지역 향토 사단인 육군 31보병사단만 참여해야 할지, 11공수여단을 배제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고, 20~21일 중 방향이 잡힐 예정"이라며 "광주지방보훈청이 주관하지만 (국가보훈처) 본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광주지방보훈청은 논란이 된 제11공수특전여단의 시가행진 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으나, 국가보훈처는 이날 이 사안을 두고 "(광주지방보훈청이 아닌 국가보훈처) 본부와 협의해야 한다"면서 다른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보훈처가 애초 계획대로 제11공수특전여단의 시가행진을 진행할 뜻을 접지 않았음을 재삼 확인했다"면서 "얼마나 광주 정신을 더 우롱하려는 것인가? 5.18 광주를 두고 끊임없이 갈등을 조성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박승춘 보훈처장은 광주 정신을 흔들고 국민을 갈등으로 내모는 만행을 중단하라"면서 "국민 분열을 촉발하는 박승춘 보훈처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길이 국민 통합인지 국민 분열인지 똑바로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