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랜도의 한 게이클럽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실시된 두 번의 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방송 CBS는 지난 9~13일 1048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43%의 지지를 얻어 37% 지지를 받은 트럼프 후보를 6% 포인트 차로 제쳤다.
앞서 14일 <블룸버그통신>이 10~13일 사흘동안 유권자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49%의 지지를 받아 37% 지지에 그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12% 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번 테러가 이슬람에 배타적인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양새다.
CBS는 테러에 잘 대처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 후보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50%의 지지를 받아 43%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보여줬던 업무 수행과 연관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 문제를 비롯한 국제적인 사안을 누가 더 잘 다룰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4%는 클린턴 전 장관을 택했다. 트럼프 후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38%에 불과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51%로 집계된 반면, 트럼프 후보는 35%에 머물러, 지지율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 직무에 대한 준비를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9%는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의 경우 응답자의 30%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67%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양측 후보가 역대 최고의 '비호감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두 후보 모두 유권자들로부터 폭넓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33%만이 클린턴 전 장관이 솔직하며 신뢰할 수 있는 후보라고 답했고, 트럼프 후보의 경우 32%로 집계됐다.
실제 양측의 비호감도는 이번 대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방송 ABC와 <워싱턴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의 비호감도는 7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71%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1%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클린턴 전 장관 역시 비호감도가 55%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대선 경선 참가를 선언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면서, 동시에 지난 1992년 클린턴 전 장관이 영부인으로 미국 사회 내에서 주목을 받은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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