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3일(이하 현지 시각) 회담을 갖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마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70호도 충실히 준수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후 14일 '제2차 한러 대화 정치경제 콘퍼런스' 참석차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과거에는 북한을 거명하는 것 자체에 굉장히 신중했고 비판하는 것은 더 싫어했는데 이번에는 거명도 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세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러시아가) 우리가 하자는 (북핵에 대한 압박) 것에 대해 이의를 달지 않았다"면서 "최근 들어 러시아가 '한국이 러시아 외교정책에 있어서 핵심 파트너'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 아시아 쪽에 중점을 두다 보니 한국에 대한 비중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북 압박 정책에 러시아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런데 러시아는 이와 더불어 모든 문제는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대화'의 중요성을 함께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북핵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이 꺼내든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한반도 내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아니라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윤 장관은 "사실상 (사드 이야기는) 거의 안됐다. 러시아에서는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언급했는데, 이 문제보다는 양국관계나 북핵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5일 한국과 쿠바 간 외교장관의 공식 회담이 열린 것과 관련, 그동안 윤 장관이 쿠바의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을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양국 외교장관이) 이번에 처음 만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양국의 물밑 접촉이 쿠바 방문 전에도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과 쿠바 양국의 외교장관회의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쿠바 측이 유연성을 보여준 것이며, 그만큼 바뀐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수교 전망이 아주 좋아지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이 굉장히 높다. 후속 협의를 더 많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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