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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박근혜, 'MB 죽이기'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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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박근혜, 'MB 죽이기' 카드 꺼내나?

대우조선, 롯데그룹 전방위 사정…전 정권 비리 겨냥한 듯

전임 이명박 정권의 비리와 연관될 것으로 추정된 수사들은 이전에도 많았다. 특히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했던 2015년 2월 초 박근혜 정부는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외교 비리, 포스코 등을 겨냥,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해 4월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자살로 사실상 흐지부지 마무리 돼 버렸다.

1년 2개월 후인 지금 ,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이슈, 그리고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 촉발된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남상태 전 사장의 재임 시절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시기와 대체적으로 겹친다.

결국 두 기업을 향한 검찰의 칼날이 전임 정권의 핵심부를 찌를 지가 주목된다.

이명박 정권 최대 수혜 기업, 롯데를 '탈탈 터는' 이유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10일 오전 검사와 수사관 100여 명을 투입, 서울 중구 호텔롯데 본사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과 자택을 비롯해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호텔롯데 임직원의 비자금 조성 단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인 '형제의 난'을 계기로 그룹 지배구조가 드러나면서 검찰은 이번 수사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검찰 수사의 범위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제2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정치권 로비 의혹을 들여다 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에서 불과 5킬로미터(Km) 떨어진 성남공항 문제 때문이다. 전투기 이착륙에 큰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군은 이 사안을 반대해 왔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9월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하는 김은기 공군 참모 총장을 해임한다. 그리고 2009년 3월 노무현 정부도 안보 문제로 허가하지 않았던 제2롯데월드 건설을 사실상 허가했다. (☞관련기사 : 부실 논란 제2롯데월드, 알고보니 특혜?)

당시 정부는 성남공항 활주로 각도를 틀면서까지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밀어줬는데, 그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롯데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창인 장경작전 사장을 롯데호텔 사장으로 앉히는 등, 정권과 '코드'를 맞춰왔다.

전 정권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계열사가 두 배로 불어나는 등 초고속 성장을 한 롯데그룹의 비리를 들여다볼 경우, 자연스럽게 전 정권의 비리가 불거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수남 직할대' 첫 작품은 MB정권 시절 남상태 비리 의혹 수사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 대우조선해양 수사도 전 정권을 향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날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지인이 운영하는 물류업체 두 곳에 일감 몰아주기 등의 특혜를 제공한 뒤, 관련 해외법인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페이퍼 컴퍼니로 추정되는 해당 해외법인들이 사실상 남 전 사장의 차명 회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때문에 검찰은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등과 관련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책으로 지목됐던 건축가 이창하 씨와 관련한 범죄 혐의도 주목된다. (☞관련기사 : 대우조선해양과 건축가 이창하 씨의 '수상한 관계')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제는 '용처'가 된다. 보통 비자금은 정치권 등의 로비 자금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용처를 밝혀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전 정권의 비리 의혹 규명 여부가 달려 있다.

남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승승장구했다. 정권 실세들과 두루 친분이 있었다. 이때문에 노무현 정부에서 사장에 오른 후 이명박 정부에서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 대한 다양한 설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남 전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씨, 그리고 김 씨의 남동생인 재정(작고) 씨 등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의 실세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는 말이 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김윤옥 여사까지 거론된 '남상태 의혹', 도대체 뭐길래?)

검찰은 남 전 사장 재임 시절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으로부터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물론 전 정권 인사 등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의 사정이 전 정권을 향하고 있다는 정황은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경제 정책의 실패와 총선 패배 등으로 박근혜 정부는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레임덕을 모면하기 위한 사정 정국 조성은, 과거에도 종종 있어왔다. 간혹 전임 정권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10%대까지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다. 그 후 2009년 초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비리 수사가 진행됐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수사는 김수남 검찰총장의 직할대와 다름없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첫 작품이다. 중수부 폐지 이후 올 1월 출범한 수사단은 존재 의미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번 수사를 흐지부지 넘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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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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