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경상대학교 차기 총장 1순위 후보로 추천된 권순기(57·공대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가 최근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온갖 외압설 음해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직전 총장이기도 한 권 교수는 지난 2월 23일 치러진 10대 총장 선거에서 1순위로 뽑혀 2순위였던 이상경(60·자연과학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교육부에 추천돼 임용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구성원 참여형 간선제’인 당시 선거에서 후보별 득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교수와는 상당한 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교내에서는 사실상 권 교수의 임용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권 교수는 최근 교수 80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교수님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총장 임용 1순위 후보자로 추천을 받았으나 끝내 소중한 의사를 지켜내지 못하게 됐다”며 “직선제 정신을 반영한 총장 선출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교수회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학내외에서 벌어진 너무나 창피하고 불미스러운 사태들로 인해 결국 대학의 자율과 자존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귄 교수는 “이런 참담한 결과가 초래된 데에는 누구보다도 저의 책임이 크다”면서 “당당하고 반듯한 경상대를 만들고자 했던 저의 꿈과 날개가 꺾였지만 저를 지지해주신 교수님, 직원, 학생들이 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고 포기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같은 권 교수의 메일 내용에 따라 또다른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음해’가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암시하고 있기 때문인데, 음해설과 함께 정치권 개입설까지 나돌면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권 교수의 총장 후보 사퇴로 교육부가 권 교수와 함께 추천된 이 교수의 임용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거나 대학에 총장 재선출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총장 공석 사태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경상대는 권 전 총장 임기가 끝난 지난해 12월 17일부터 6개월째 정병훈 교학부총장이 총장 직무를 대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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