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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만 구르는 한나라…일본 자민당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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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만 구르는 한나라…일본 자민당 전철 밟나?

북한 비판했다가, 청와대에 불만 터뜨렸다가

금강산 관광객 총격피살 사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대북 대화 제안 기조는 이어간다는 정부만큼이나 여당인 한나라당의 상황도 복잡하다.

한나라당은 13일 총리공관에서 당.정.청 지도부가 참석한 긴급 간담회를 갖고, 국회에서는 통일부, 현대아산 측과 긴급 협의를 잇따라 갖는 등 후속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하지만 여당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고 오히려 운신의 폭만 좁은 상황이라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은 당정 협의 이후 "너무 많은 의혹 사항이 있는 북측의 분명한 과잉대응 사건"으로 규정하며 북측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일본 아베 정부 걸었던 길 따라가나

조윤선 대변인은 "북한이 책임을 전가시키는 억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민간인 관광객을 상대로 총격을 가한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이며,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북한은 즉각적인 진상 조사에 협조하고, 단순한 유감 표명이 아닌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엄중한 사건인 만큼 냉정하게 철저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고위 당직자들의 발언에선 온도차가 느껴졌다.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남북대화가 단절되거나 남북관계가 필요 이상으로 경색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한나라당은 정부에 당국자간 대화 채널 복구도 시급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대선 이후 북한의 대남 당직자들의 90% 이상이 바뀌었다고 한다"면서 "저쪽이나 여기나 다들 사람이 바뀌어서 마땅한 대화 채널도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발생과 별개로 정부와 청와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청와대가 미리 보고를 받았으면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개원 연설 당시 유감 표시가 포함됐었어야 한다"는 것.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연설에 그 부분이 들어가기만 했었어도 운신의 폭이 넓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 연설이 흐려질까 고민한 모양인데, 어차피 한 시간 상관에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북관계를 맡고 있는 황진하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앞으로 확실한 조사를 통해서 개선돼야 할 문제"라면서 "당정청 협의하에 강력한 위기관리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기조대로라면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보수진영에 발맞추는 것이 당연하지만, 최근엔 오히려 한나라당이 정부에 전향적 대북관계를 주문해오기도 했다. 이밖에 북미관계 개선 움직임도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것.

납치 문제 부각으로 정치적 재미를 톡톡히 봤다가 오히려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던 일본 아베 정부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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