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쯤 춘천지검 속초지청에 들어간 조씨는 오후 11시 46분쯤 청사를 나섰다. 지난달 16일 대작 논란이 불거진 이후 18일 만이다.
조 씨는 이날 오전 8시 속초지청 앞에서 “나는 가수이지 미술하는 사람은 아닌데,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첫 사과는 너무 늦었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장시간 조사를 받고 청사를 떠나는 조씨의 얼굴에는 지친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청사를 나선 조씨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과 악수를 나눈 뒤 “이야기할 상황이 못 된다”며 인사를 하고서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검찰은 이날 조씨를 상대로 어느 작품이 대작인지와 대작 판매 규모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사전에 문답지를 만들어 조사를 진행했으나 워낙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아 조사 시간이 길어졌다.
조씨의 소속사 대표이자 매니저인 장모(45) 씨는 “검사와 수사관이 잘 대해줘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사받은 것으로 안다”며 “검찰의 입장을 보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휴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조사에서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했으나 “팝아티스트로서 통용되는일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화투 시리즈로 뉴욕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세간의 화제가 되었을 때 “사실 나는 미술을 하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면서 자신의 본업을 화가로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빠르면 다음 주, 늦어도 다음다음 주까지는 조씨의 신병 처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조씨는 송모(61) 씨 등 대작 화가에게 화투 그림을 그리게 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대작 그림을 갤러리, 개인에게 고가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가 사기죄로 기소돼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조 씨는 ‘만능예능인’으로서 대중에게서 얻은 인기와 명예가 완전히 무너질 위기에 몰렸다.
이날 조씨가 조사를 받은 춘천지검 속초지청에는 30여 개 매체에서 50∼60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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