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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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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까닭은?

광포만 문제로 '명분'도 '실리'도 잃고 고개 숙여

'촛불 정국'에서 가장 성가를 높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자신의 지역구인 사천 지역의 광포만 매립 동의 각서에 서명한 데 대한 비판 여론에 고개를 숙인 것.
  
  강 의원은 지난 7일 사천시 공무원과 광포만 매립에 찬성하는 시민 등 70여 명의 방문을 받고 매립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진보 정치인이 습지 개발에 찬성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순간의 행동으로 실망을 안겨드렸다"
  
  강 의원이 광포만 매립 각서에 서명한 직후 경남 환경운동연합은 "광포만 매립이 지역발전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농업을 살리는 정치를 하고자 하는 강 의원이 광포만 매립에 서명한 것은 평소 내세우던 정치인으로서의 소신을 저버린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농업이든 갯벌이든 생명을 존중한다는 그의 정치적 소신에 오점을 남겼으며, 지구적 가치의 철학이 없는 기성 정치인과의 차별에도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강 의원을 맹비난했다.
  
  이 사안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습지를 없애고 조선소 용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에 대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의견이 높아졌고 강 의원 측은 "개인적으로는 매립을 반대해온 입장이지만, 개발을 원하는 주민들의 뜻을 현실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립 반대 진영은 '광포만은 전국 최대의 갯잔디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꼭 보전해야 할 갯벌로 꼽고 있으며, 경상남도조차도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했던 곳'이라며 '최근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전국 최대 규모로 서식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보전가치가 더욱 높아져 갔다'고 반박했다.
  
  비판론이 높아지자 강 의원은 10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의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바탕으로 진보정치를 대변해 온 저의 한순간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사과문에서 강 의원은 "인근 사천일반산업단지, 사천공군부대, 사천만을 사이에 두고 들어선 화력발전소 및 광양제철소등으로 인해 어족 자원이 80% 이상 감소하여 더 이상 정상적인 농어업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때문에 광포만에서 평생 동안 어업에 종사해왔던 어민들마저 매립에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실론'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물론 광포만이 가지고 있는 습지로의 가치 또한 그 무엇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광포만 문제는 사천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개발의 논리앞에 무너져가는 미래의 문제이며, 국회의원 강기갑만의 문제가 아닌 진보정치 전체의 정체성과 민주노동당의 민주적 질서와 관련된 문제임을 깊이있게 사고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과 당내외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상생의 진보적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전국 26곳의 공유수면 매립신청에 대한 심의를 벌였지만 광포만 매립 신청을 기각했다. 강 의원으로서는 '명분'도 '실리'모두 놓친 셈이 됐다. 더구나 강 의원이 출마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민노당 지도부 경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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