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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국회의원이 살아남는 네 가지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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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국회의원이 살아남는 네 가지 노하우

[전진한의 알권리]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의 협조가 필수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20대 국회에서 큰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 초선의원은 132명이다. 이들은 20대 국회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초선의원들이 국회에서 활동을 시작하면, 주목받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감시해야 할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정교해지고 있고, 법안 통과도 쉽지 않으며 언론의 반응도 대부분 차갑기 때문이다.

그러면 초선 국회의원들은 어떤 활동에 집중하고, 유의해야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국회의원의 가장 큰 권한 중 하나가 정부나 공공기관에 '자료 요구' 권한이다. 지난 2014년 12월에 정호준 전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정부의 국회 자료 요구에 대한 답변율'이 2011년 68.5%에서 2014년 58.3%로 무려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 자료에는 중앙 행정 기관 중 답변율이 50%도 되지 않은 기관이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해 9개 기관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우선 정부는 국회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관해서 무작정 무시하기 힘들다. 국회가 각 부처의 예산 배정 및 국정 감사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언제든지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가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모호하고 과다한' 자료 제출 요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회에서 제출한 자료 요구 목록을 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가 '◯◯◯ 일체, 전체'라는 단어다. 이 같은 단어를 쓰고 있다는 것은 의원실이 관련 사안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경험적으로 공무원들이 가장 긴장하는 자료는 공문 제목과 생산날짜를 정확히 적시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다. 각 공공기관에서 매월 생산하고 있는 '정보 목록'을 확인하면, 정확히 공문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각 기관에서 생산하는 데이터를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각 데이터 생산은 법안을 근거로 생산하기 때문에, 관련 부처가 어떤 법안을 집행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시 정보소통광장 갈무리

두 번째로 약자 보호법에 주목해야 한다. 국회에서는 약자를 보호하는 각종 법안을 만들며, 이를 위반한 것을 대비해 처벌 조항을 만든다. 그러나 주무 부처에서는 사회적 주목도가 적은 법안에 대해 행정력을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지난 2009년에 최저임금법 위반한 업체 수는 3888개 업체였으나 이중 처벌을 받은 업체는 단 한 업체도 존재하지 않았다.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을 낮춘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는 말이다.

이를 청년유니온 및 투명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등이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 해, 2013년에는 처벌 건수가 700건이 넘게 되었다. 국회의원들은 입법안에 대해서만 신경 쓰지 말고, 실제 법안 이행여부를 지속해서 모니터해야만 법안의 실효성을 얻을 수 있다. 19대 국회에서는 '청년고용촉진법'을 끈질기게 모니터해 성과를 낸 장하나 전 의원이 모범 사례이다.

세 번째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사안에 대해서 현장에 있는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전문가들은 통계에서 발견할 수 없는 세밀한 문제를 지적할 수 있고, 법안 제·개정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런데 주로 전문가들이라고 하면 교수 및 연구원들만 국한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공무원, 시민단체, 현장 노동자 심지어 학생 등 수없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지난 19대 국회에서 안전행정위원회 임수경 의원실은 국가 기록 관련 사태가 터질 때마다 훌륭한 자료를 많이 낼 수 있었다. 이는 임수경 의원실 보좌관이 기록 관리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국회 내에서만 활동하는 의원실은 큰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제보자나 전문가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답변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급 정보에 목마른 각종 전문가나, 기자들은 의원실을 통해서 관련 자료 제출을 의뢰한다. 그런데 이 같은 요구에 대해서 결과를 통보해주지 않는 의원실이 뜻밖에 많다. 필자도 의원실을 통해 국가 기록 관리에 관한 자료 제출 부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답변을 주지 않는 곳이 있었다. 이는 의원의 신뢰성을 저하하는 대표적인 행위이다. 결국,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의원에 대해서 안 좋은 소문이 나기 마련이고 고급 정보는 모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어떤 요구든지 결과를 통보해주고, 관련 결과에 관해서 설명해주어야 한다.

국회의원은 생각보다 성과를 내기 어려운 직업이다. 개원과 동시에 밀려들어 오는 일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조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깊은 신뢰를 쌓아야 한다. 20대 초선 국회의원들은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을 참조해, 고통 받는 서민들을 위해 멋진 활약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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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한

2002년부터 알권리운동을 해왔습니다. 주로 정보공개법 및 기록물관리법을 제도화 하고 확산하는데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힘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들은 정보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햇볕을 비추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어려운 컨텐츠를 쉽고 재밌게 바꾸는 일을 하는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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