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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처칠도 70세에…" vs 정몽준 "盧단일화는 내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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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처칠도 70세에…" vs 정몽준 "盧단일화는 내 실수"

최종 유세 6人6色…박근혜 눈도장 찍기도

3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각 후보들은 최종 유세를 통해 현장 표심 잡기에 혼혈을 기울였다.

박희태 후보는 손가락으로 연신 브이(V)자를 그려가며 "청와대까지 소통의 고속도로를 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버스비 70원' 발언으로 빈축을 산 정몽준 후보는 "당원이 준 선물"이라며 '티머니 버스카드'를 들고 나와서 "버스값을 잘 몰라서 송구스러웠다. 속상했다"고 고개를 조아렸다.

현장연설에서 만큼은 대학시절 응원단장 경력을 갖고 있는 공성진 후보가 한 발 앞섰다는 평가. 노타이 차임으로 단상에 오른 공 후보는 "십년 좌파 세력의 저항이 극단에 달할 때 모두 전경의 방패 뒤에 숨어있었지 누가 이명박 대통령 옆에 있었냐"면서 "우리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길래 피땀으로 세운 이 정권이 지 지경이 됐냐"고 기염을 토했다.

친박 대표주자를 자임하는 허태열 후보는 "박근혜 대표 도착 안 하셨던데, 어디 계십니까, 어디 계십니까. 여러분들이 박 대표께 큰 감사와 사랑의 메시지 담은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며 현장에서도 '친박 마케팅'을 이어갔다.

김성조 후보는 "이 전당대회마저 숫자를 내세운 오더가 내러오고 있다"면서 "어제 공 후보는 미국에서 자숙하고 계신다는 이재오 전 의원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실로 믿고 싶지 않다"고 이명박계와 대립각을 세워 현장을 술렁거리게 만들기도 했다.

대중연설 실력만 놓고 보자면 교수, 검사 출신이 많은 한나라당 인사들은 내로라 하는 운동권 출신이 즐비한 야당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이날도 일부 후보들의 '어수룩한' 연설실력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잔치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6인6색 유세전

○…박순자 후보

유일한 여성인 박 후보는 "아이를 낳고 키워본 어머니의 인내심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선진화의 큰 뜻을 품기 전에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면서 "도대체 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무기력하고 무능하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무책임하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의원 출신인 박순자는 지방 의원들이 국회에 진출하는데 고속도로 역할을 하겠다"면서 "원외 지구당도 지냈다. 여러분의 땀과 눈물과 헌신을 잘 안다"고 바닥표심 훑기에 나섰다.

○…박희태 후보

오랜만의 대중연설이 약간 어색한 듯 박희태 후보는 "위기를 뚫고 가기 위해서는 노련한 선장이 필요하다"면서 "저는 우리 당 20년 동안 당대변인, 원내총무, 최고위원, 국회부의장으로서 동료 여러분과 눈물과 땀을 같이 흘려온 사람"이라며 경륜을 과시했다.

그는 "영국인들은 2차 대전 때 독일의 히틀러가 쳐들어 올 위기에 70세의 처칠을 뽑았다"며 처칠의 트레이드마크인 '승리의 브이'를 그려보였다. 박 후보는 '관리형'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국민의 소리가 청와대에 바로 통할 수 있는 소통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 민심이 바로 청심이 되도록, 국민 위주의 정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성진 후보

공 후보는 위기감을 강조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대망의 정권 교체를 이루어 냈지만 우리가 과연 집권여당이냐"면서 "방송 권력은 누가 장악하고 있나. 대통령만 바꾸었지 우리가 여당인 곳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10년 좌파 세력의 마지막 저항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을 때, 이런 난국에 우리 당은 무엇을 했냐"고 이 대통령을 엄호했다.

공 후보는 "대통령 곁에는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없었다. 이재오 동지는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이상득 선배도 말씀 한마디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길래, 무슨 잘못을 했다고 피땀으로 세운 이 정권이 이 지경이 되었나"고 반문했다.

○…허태열 후보

허 후보는 "이 나라와 한나라당은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등병 정신으로 이 나라와 당을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십년 간 한나라당을 묵묵히 지킨 여러분이 이등병이고, 퉁퉁부은 손에 붕대를 감고 껴져가는 당을 구하신 박근혜 전 대표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반석 가운데 앉은 박 전 대표를 향해 박수를 당부하자 박 전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박희태 후보가 연설 중 "박 전 대표는 어디계시냐"고 찾았을 때는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허 후보는 "사실 이제라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께서 신뢰를 회복하셔서 손을 잡으신다면 우리 당이 무슨 걱정이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정몽준 후보

'버스비 70원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단일화 전력' 등을 지닌 정몽준 후보는 연설의 대부분을 '반성'에 할애했다. 그는 당원이 준 선물이라며 티머니 카드를 꺼내들고 "마을버스를 탔을 때 냈던 700원이라는 기억이 입으로는 70원으로 나왔다"며 "어쨌든 나는 버스값 잘 몰랐다. 참으로 송구스럽다. 속상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단일화 전력에 대해서도 "나는 내 인생에서 적잖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 가장 뼈아픈 실수는 지난 2002년 대선 때였다"며 "지난 5년은 내게는 '고행의 기간'이었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그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정치인이었다. 건국역사를 부정했고 시장경제를 부정했다"고 비난하는 한편 한나라당은 "제가 몸담은 정당, 영원히 함께 할 한나라당"이라고 애정공세를 펼쳤다.

○…김성조 후보

맨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김성조 후보는 공성진 후보를 향해서 맹공을 가하며 '턱걸이 쟁탈전'을 시도했다. 그는 "어제 부산 토론회에서 공성진 후보는 미국에서 자숙하고 있다는 이재오 대표에게 전화 받았다고 밝혔다. 매일 전화 지시를 내리는 오더가 있다. 사실로 믿고 싶지 않다"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미국에서 작성한 각본대로 전당대회의 드라마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짜인 각본대로 전대 결과 나타난다면 영원히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없을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김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공 후보 진영에선 야유가, 김 후보 진영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그는 "여야 간의 소통은 3선 국회의원 정도 되어야 한다. 초선을 막 끝낸 4년 경력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재선의원인 공 후보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김 후보의 발언을 끌으로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현장 투표에 돌입했다. 결과는 5시 경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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