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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스크'의 상징된 네이처리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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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CEO리스크'의 상징된 네이처리퍼블릭

상장 무산 위기, 임직원 이탈, 투자자 망연자실, 가맹점 울상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이 이른바 'CEO 리스크'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이 업체의 정운호 대표가 상습적인 해외 원정 도박 혐의도 모자라, 법조계 로비 등 대형 스캔들의 중심이 되면서 기업의 앞날은 물론, 800개가 넘는 가맹점들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임직원들은 가라앉는 배에서 탈출하듯 회사를 떠나는 수가 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과 함께 '곡소리'가 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을 위해 주관 증권사를 선정해 지난 1년 6개월에 걸쳐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CEO 리스크'로 상장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상장은 수많은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들이는 것이기에 CEO의 도덕성도 심사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상장심사를 통과하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을 기대하고 장외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1년 전 네이처리퍼블릭의 장외주식은 주가가 17만 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4만 원대로 폭락했다. 장외주식을 매입한 투자자가 2000명 정도이며, 대부분 소액 개인투자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속앓이를 하는 증권사들도 여럿이다.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상장 주관 수수료를 챙기기 어렵게 됐다. 상장 주관사는 통상 공모금액의 1% 가량의 수수료를 거래소에 상장된 시점에 받는다. 수십억 원의 수수료를 받을 기회가 물 건너갈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대박을 기대한 일부 증권사들도 상장 전 지분투자에 참여했다가 매입가의 반토막으로 주가가 폭락해 투자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정운호, 출소 전 다시 구속되나


정 대표가 경영에 복귀해 다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정 대표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문제는 형량을 줄이기 위해 전관예우 변호사와 브로커 등을 동원해 법조계에 로비를 했다거나, 사업을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하면서 성장했다는 등 온갖 의혹이 추가로 터져나온 것이다.

정 대표는 예정대로면 내달 5일이 출소일이다. 하지만 검찰은 정 대표가 출소하기 전에 다른 혐의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정 대표가 법조계와 정관계 로비, 도박에 쓴 자금 등의 출처를 확인하면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납품사들로부터 화장품 등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단가를 부풀리거나, 직영매장을 관리해 주는 업체들의 관리용역 비용을 과다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빼돌린 자금을 정 대표가 횡령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정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로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상장도 못하게 되면, 아예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1분기에 매출 714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78% 줄었다. CEO 리스크로 마케팅 영업이 무의미해지면서 국내 로드숍 화장품 업체 순위에서도 에뛰드에 밀리며 5위 자리를 내줬다. 800여 개의 가맹점들도 매출 타격이 큰 상황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을 통해 6000억 원대의 자금을 조달해 중국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중국 사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베이징과 상하이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연다는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대표의 지분율은 상장 전 100%였으나 상장 전 지분 투자를 받아 올해 3월말 기준으로 73.88%까지 낮아졌다. 검찰은 일부 주식이 법조계 인사들에게 로비 목적으로 전해진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EO리스크가 커지자 상장을 위해 정 대표가 어렵계 영입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12월 말 퇴사해 버리고, 상장 작업을 위해 영입된 회계법인 출신의 회계사들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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