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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통령? 북한 보곤 결의안 따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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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통령? 북한 보곤 결의안 따르라며?"

반기문 대선 출마, UN 결의안 위반 여부 논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한국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1946년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안 위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적한 <프레시안> 단독 보도와 관련, 위반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관련 기사 : 반기문, 대선 출마하면 UN총회 결의안 위반)

유엔 관련 사무의 주무 부처인 외교부는 유보적 입장이다. 24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반 총장이 2017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하더라도 이는 사무총장 임기 종료 후 1년이 흐른 시점이기 때문에 결의안에 명시된 '퇴임 직후(immediately on retirement)'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또 유엔 총회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과는 달리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력은 없다는 취지의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엔 총회 결의안에 강제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완전한 논점 일탈이다. 강제나 벌칙 조항이 없더라도, 위반은 위반이기 때문.

따라서 논점은 "2016년말 퇴임한 반 총장이 2017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퇴임 직후'에 해당하느냐"로 모아진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과거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사람들이 특정 국가 대통령이나 총리 등의 직위를 지낸 전례가 없지는 않다.

제8대 총장인 반기문 총장의 전임자들 가운데 오스트리아 출신인 쿠르트 발트하임(제4대) 전 총장과 페루 출신인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제5대) 전 총장이다. 다만 발트하임은 1981년 퇴임 후 1985년 대선에 출마해 4년의 휴지기가 있었고, 데 케야르는 1991년 퇴임 후 2000년에 총리로 취임해 역시 9년의 기간을 두었다. 데 케야르의 경우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하야한 후 국가 지도부 공백을 메울 과도 정부의 총리였기는 했다.

이들과 반 총장의 경우에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퇴임 후 4~9년이 흐른 뒤 공직을 맡아 '퇴임 직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큰 반면, 반 총장은 상대적으로 그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국제법 및 국제기구 분야 전문가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017년이 퇴임 직후이냐, 아니냐'는 부분과 관련해 "임기를 마치고 바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상식적으로 내년이면 '직후'라고 봐야 한다"는 해석을 했다. 김 교수는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가) 다른 회원국을 당황시킬 수 있는 정보의 취득 때문인데, 지금 북한 핵 문제나 인권 문제에 대한 정보를 반 총장이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고, 북한도 유엔 회원국 아니냐"면서 "내년 대선에 나가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유엔 총회 결의안의 강제성 여부'에 대한 외교부 입장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북한에게는 국제기구 거버넌스에 따라야 한다고 하지 않느냐"며 "편할 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유엔은 회색지대이고, 국가를 초월한(trans-national) 일을 담당하는 곳"이라며 "원칙적으로는 (특정 국가의 공무원으로) 안 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사무총장이 그 정도로 유엔의 원칙과 부딪치면서까지 (특정 회원국 대통령을) 해야 하느냐"는 것.

익명을 원한 한 미국 변호사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면 그 결의안이 무색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직후'가 언제까지냐는 해석이나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결의안의 원래 취지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자마자 바로 특정국 외무장관 등을 맡아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취지에서 본다면) 본인이 퇴임하고 다른 사무총장이 취임해서 한 텀(임기)을 지난다든지 해야 하지 않을까?"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변호사는 "유엔은 국제적으로 초당파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구인데, 어느 순간 당파성을 갖고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뛰어드는 것은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라며 "다른 무엇보다 한국이 창피할 문제다. 유엔 사무총장을 하니까 인기가 급상승해서 대선에 나간다는 것은 제3세계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논평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용중 동국대 교수도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반 총장 같은 경우는 '직후'에 해당한다고 본다"며 "대략 유엔 사무총장 임기(5년) 한 텀이 지난 정도라면 모를까, 올해 말에 퇴임해서 내년 여름에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몇 달만에 (특정 회원국의) 대선에 나간다면 그간 유엔이 한 수많은 중재가 어떻게 중립적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 (임기) 한 텀은 지나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발트하임 전 총장 같은 경우는 퇴임 후 4년 만에 대선에 나간 것인데, (1년의 시차는 있지만) 대략 한 텀쯤 지났을 때"라며 "유엔의 기본 입장을 따라 주는 게 향후 한국인들이 (사무총장 등 유엔 고위직에) 나가는 데에도 좋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유엔 총회 결의도 강제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위반하는 것은) 반 총장이 견지해 온 원칙과 구분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년 정도면 '직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한 원로 국제정치학자는 "총회 결의안 자체가 원래 구속력이 없기도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발트하임 등의 전례와 마찬가지로 이 결의안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샤주캉(沙祖康) 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담당 사무차장(USG)은 "기본적으로 내정 간섭과 개인 자유에 대한 속박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샤 전 사무차장은 "과거 사례로 봐도, 유엔 사무총장을 했다고 해서 국내 정치 활동을 못 한다는 것은 유엔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유엔이 회원'국'에 대해서도 강한 속박권이 없는데, 사무총장을 했던 개인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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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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