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퇴임 후 활동을 지원할 재단법인이 국내에 설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이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여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22일 <중앙일보> 일요판인 <중앙선데이>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의 후배인 전직 고위 외무공무원들이 내년 출범을 목표로 '반기문 재단(가칭)'을 준비하고 있다.
재단 준비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A 전 외교부 장관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지시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반 총장이 퇴임 후 한국으로 돌아오면 사무실, 차량. 경호 등이 필요하다"고 재단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반 총장은 참여정부의 2번째 외교부(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자 참여정부에서 최장 기간 근무한 외교장관이기도 하다. 2년 10개월가량 외교장관직을 수행한 반 총장의 후임은 참여정부와 함께 임기를 마친 송민순 전 장관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유명환, 김성환 장관이 외교통상부를 맡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정권 출범시부터 지금까지 윤병세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 총장의 후배인 전직 장관'은 송민순, 유명환, 김성환 세 명인 셈이다.
A 전 장관은 재단과 관련해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반 총장의 퇴임 후 행보에 대해 정치권이 큰 관심을 갖고, 그의 언행 하나하나가 정치적으로 주목받고 있어 준비 작업도 조심스럽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퇴임 후 활동을 위해 재단을 만드는 것은 관례"라는 것이다.
실제로 반 총장의 전임자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도 임기를 마친 후 '코피 아난 재단'을 만든 바 있다. 다만 아난 전 총장은 가나 출신이지만, 코피 아난 재단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반면 A 전 장관의 말 등 정황을 종합하면, 적어도 반 총장은 퇴임 후 한국에 머물 것이고 재단 역시 서울에 두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꾸준히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최근에는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경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와의 3자 대결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관련 기사 : 반기문, 문재인-안철수 가상 3자대결서 1위)
반 총장은 지난 18일(미국 뉴욕 현지시각) 한국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선 관련 질문을 받고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아직 7개월 남아 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면 고맙겠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을 뿐 가타부타 명확한 답을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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