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인 23일, 여야 정치인들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모였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이날 추도식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고, 여권에서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상주' 격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모습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추도식의 콘셉트는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라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신 아주 소중한 희망을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분과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분들이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오늘 추도식은 추모를 넘어서 희망을 바라는 자리"라며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께서 평생 몸 바쳐서 노력하신 우리 정치의 망국적 지역구도 타파, 우리 당의 전국 정당화를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만들어 주셨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노 전 대통령 영전에 바친 가장 뜻 깊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오늘 추도식을 하면서 한 가지 더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소망이 남아있다면, 이제는 '친노'라는 말로 그 분을 현실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에서는 문 전 대표가 말한 '콘셉트'대로, 생전의 노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성을 교차 편집한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이 나오자 눈을 감고 고인의 목소리를 듣는 모습이었다.
추도식은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이어 기념공연, 추도사, 유족 인사, 분향 순서로 진행됐다. 추도사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했고, 유족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했다. 김 전 의장은 추도사에서 "노무현이 피운 꽃은 김대중이 뿌린 씨앗에서 비롯됐다"며 "우리가 반목할 이유가 없다. 반목한다면 (두 전직 대통령의) 뜻을 잇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행사 주최 측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의원이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는, 총선 공천에서 이 의원을 '컷오프'한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다. 김 대표는 기자들이 '이 의원과 인사하셨느냐'고 묻자 "악수만 한 번 했다"고 말했다.
추도식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안철수 대표는 일부 추모객들에게 야유를 듣기도 했다. 몇몇 추모객들이 말리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안철수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행사장에 들어갔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가 입장할 때는 추모객들이 문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뜨거운 환영을 받아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추도식에는 경찰 추산 4000명, 주최측 추산 6000명의 추모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추도식을 마친 후,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지도부는 사저로 들어가 권양숙 전 영부인과 환담을 나눴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특별히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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