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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검찰의 무차별 통신 자료 수집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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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검찰의 무차별 통신 자료 수집은 위헌"

"작년 하반기 '통신 사실 확인' 168만건, '감청' 아이디 1314개"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군 등 정보·수사기관이 통신 자료를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 시민단체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18일 오전 공개모집한 청구인 500명 명의의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피청구인은 서울남부지검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서울 종로경찰서장, 수서경찰서장, 국정원장 등이다.

이들 단체는 제출에 앞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수사기관의 통신 자료 무단 수집 행위와 그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서어리)

이들이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청구한 조항은 '재판,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 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 수집'을 명시한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이 법령에 따라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가입자의 이름은 물론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을 당사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조항에 대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면서 모호한 문언으로 국민의 개인 정보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규정해, '과잉금지 원칙'과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 국정원의 통신 조회 사실을 밝히면서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던 박병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외협력실장은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조회 사실이 있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6명만 건너면 미국의 대통령까지 닿는다는 세상에서 통화만 했다고 조회를 하는데, 마침 테러 방지법까지 통과된 상태에서 정부가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자료가 결국 이후 공안 통치에 활용될 거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이용마 문화방송(MBC) 전 기자는 "지난해 저는 해직 기자 신분이었고, 시간 강사로만 지낼 뿐이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제 통신 자료를 조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수사기관으로부터)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명 넘는 언론인이 통신 조회를 당했는데, 이것은 사실상 취재원이 다 노출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취재하라는 건가.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했다.

이들은 향후 행정 소송과 민사 소송 등 후속 법적 대응과 대안 입법 운동, 시민 캠페인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 자료 제공 현황. ⓒ미래창조과학부

검·경·국정원, 6개월 동안 전화번호 및 ID 1314개 감청

지난해 하반기 경찰·검찰·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이 감청한 유·무선 전화번호나 인터넷 아이디(ID)는 1314개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기간통신사업자 46곳, 별정통신사업자 48곳, 부가통신사업자 52곳 등 총 146개 사업자가 제출한 작년 하반기 통신제한조치(감청), 통신사실확인자료 및 통신자료 제공 현황을 집계해 18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사기관의 감청, ID 수집은 2014년 동기보다 29% 줄어 든 것이다.


감청은 유무선 전화, 이메일, 메신저·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통신 내용을 듣거나 보는 행위로 중범죄 사안일 때만 할 수 있고 사전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


감청을 가장 많이 한 기관은 국정원으로 1267개, 전체 감청의 96.4%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경찰 감청은 47개였다. 검찰과 군 수사기관·관세청 등 다른 수사기관은 작년 하반기 감청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수단별 감청 실적을 보면, 이메일·메신저 등 인터넷 통신이 59.2%을 차지했고, 유선전화가 40.8%였다. 무선전화는 감청되지 않았다.


내용을 확인하는 감청이 아닌 누구와 얼마나 어디서 연락했는지 등을 알아내는 '통신 사실 확인' 조회를 당한 전화번호·ID는 작년 하반기 168만5천746개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414만4508건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기관별로 보면 경찰이 159만7천667건으로 통신사실 확인을 제일 많이 했고, 검찰이 8만3570개, 군 수사기관 및 사법경찰권을 가진 행정부처가 3246개, 국정원 1263개 순이었다.


가입자의 이름·주민번호·주소 등 신상 정보를 확인하는 '통신 자료 제공' 대상 유무선 전화번호·인터넷 ID는 467만5415개였다. 지난해 694만2521개보다는 32.7% 줄어든 수치다.


통신 자료 제공 요청은 경찰이 323만5624개로 가장 많이 했고, 검찰이 128만7204개, 군 수사기관·사법경찰권 보유 부처가 8만9천356개로 뒤를 이었다. 국정원이 신상을 파악한 전화번호·ID는 6만3231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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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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