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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맘껏 자유를 누리며 쉼표를 찍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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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맘껏 자유를 누리며 쉼표를 찍는 축제다

2016년 6월 강릉단오제학교, 1박2일 난장 속으로

축제가 시작됩니다! 여러분은 마음 내키는 대로 구경하고 흥미로운 것이 있으면 직접 참여하고 먹고 마시면서 자유롭게 노시게 됩니다. 전국의 상인들이 모여들어 거대한 난장이 서기 때문에 일상생활용품부터 기념품까지 살 것도 많습니다. 낮에는 시끌벅적 사람들로 붐비는 축제마당에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면서 놀고 저녁이면 시원한 남대천 강바람을 맞으면서 막걸리를 마시지요.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맘껏 자유를 누리면서 쉼표를 찍는 곳, 바로 강릉단오제의 현장입니다.

▲강릉단오제 초롱등노래굿 Ⓒ정운성

강릉단오제는 음력 5월 5일(양력 6월 9일 목요일) 단오를 가운데 놓고 앞뒤로 8일 동안 합니다. 그중 가장 재밌고 뜻깊은 행사는 음력 5월 3일(양 6월 7일 화요일) 저녁에 시작합니다. 바로 음력 4월 보름(양 5월 21일 토요일), 대관령에서 모시고 내려온 신목과 대관령국사성황의 신위, 그리고 대관령국사여성황의 신위를 남대천 가설굿당으로 모셔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인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 강릉단오제학교(교장 황루시. 가톨릭관동대 교수, 민속학자) 제2강은 음력 5월 3일(양 6월 7일 화요일) 영신제로 시작하여 다음날(양 6월 8일 수요일)까지 다양한 단오행사를 구경하는 것으로 1박2일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물론 시간의 여유가 있는 분은 단오제가 끝나는 날까지 강릉에 묵으시면서 매일매일 재미난 축제를 구경할 수도 있답니다.

황루시 교장선생님은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이자 민속학자입니다. 그는 지난 40여 년간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미얀마,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의 굿현장을 답사하면서 무속문화연구에 천착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입니다. 2005년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에 등재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강릉단오제의 현장과 이론에 가장 해박한 학자입니다. 요즘은 강릉단오굿의 무대화 작업에도 관심을 갖고 <굿위드어스>라는 제목의 공연을 진행중입니다. 저서로는 <한국인의 굿과 무당> <황루시의 우리 무당이야기> <강릉단오제 양중 연구> 등이 있습니다.

▲흥청대는 밤의 단오장 Ⓒ정운성

황루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음력 5월 3∼4일(양 6월 7(화)∼8(수)일), 1박2일로 열리는 강릉단오제학교 제2강에 대해서 들어봅니다.

수릿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수릿날은 ‘가장 높은 날’이라는 뜻으로 단오의 우리말입니다. 음력 5월 5일, 양기가 가장 성하다는 단오는 여름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단오에는 건강을 돌보면서 창포에 머리를 감고 수리취떡이나 앵두화채를 먹습니다. 여자는 그네 뛰고 남자는 씨름하는 민속놀이도 단오풍습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입니다. 하지만 강릉의 수릿날은 조금 특별합니다. 대관령을 신성하게 여기는 신앙을 중심으로 거대한 축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도 큰 전통축제입니다. 음력 5월 초하루부터 8일까지 수릿날을 중심으로 강릉시내 한 복판에서 합니다. 물론 그에 앞서 4월 보름날(양 5월 21일 토요일), 신심깊은 강릉사람들이 정성스럽게 빚은 신주와 제물을 가지고 대관령에 올라가 국사성황님을 모시고 내려왔답니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까지 국사성황은 부부가 함께 강릉시내에 있는 여국사성황당에서 단꿈 같은 신혼여행을 즐기고 계신답니다.

백만 명이 모인다는 본격적인 단오제는 강릉 시내를 관통해서 동해로 흘러가는 남대천을 끼고 형성된 드넓은 난장에서 벌어집니다. 평범한 개천이 일 년에 단 며칠, 대관령국사성황 부부신을 모신 굿당과 각종 민속놀이와 공연, 그리고 난장이 어우러지는 축제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이지요. 단오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으로 온갖 장사치들이 다 모여드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8일간 소위 우리나라 축제의 핵심인 <주야남녀군취음주가무(晝夜男女群聚飮酒歌舞)>가 벌어집니다.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강릉단오제를 구경하시면 아 이런 것이 우리나라 축제의 정서로구나, 축제의 본질이로구나 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그리고 가장 긴 역사와 가장 큰 규모와 가장 신명이 넘치는 우리의 축제 강릉단오제에 초대합니다!

▲영신행차 Ⓒ정운성

<6월 7∼8일 1박2일의 주요행사일정표>


*현지 사정에 따라 일정 시간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행사일정>과 <행사장안내도> <행사장 찾아오는 길>은 <2016 강릉단오제> 홈페이지에서 <2016 행사안내>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신통대길 길놀이 Ⓒ정운성

<서낭님 모시러 왔습니다! 영신제>
영신제는 오후 6시 강릉시내 홍제동에 있는 대관령국사여성황사에서 시작합니다. 지난 4월 보름 강릉시민들은 대관령에 올라가 국사성황의 신위와 신목을 이곳으로 모셔왔습니다. 국사성황 부부는 일 년 만에 재회하시고 그동안 달콤한 신혼여행을 즐기셨지요. 두 분이 함께 계시는 동안 대지는 생명력을 되찾고 만물이 왕성하게 성장했습니다. 이제부터 축제의 시간입니다. 두 분을 남대천에 마련한 가설굿당(제단)으로 모셔가기 직전에 올리는 제사가 바로 영신제입니다.

초헌, 아헌, 종헌 세 분의 헌관이 강릉시민을 대표하여 두 성황에게 제사를 올립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제사는 엄중합니다. 그렇게 제사가 끝나면 이번에는 무녀가 단풍나무 신목 앞에 제금을 들고 섭니다. 시어머니 신석남의 뒤를 이어 강릉단오굿을 맡은 빈순애 무녀입니다.
“대관령국사성황님 대관령국사여성황님 아무것도 모르는 집사가 서낭님을 모시려고 왔습니다. 반가이 받고 귀엽게 받으셨다 하시거든 훨훨이 내리시어 함께 가십시다..”
신목을 잡고 있는 신장부를 통해 대가 내리면 이제 국사성황 일행은 남대천 가설굿당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맨 앞에는 대관령국사성황의 신위를 모시고 그 뒤에 신목, 그리고 제관들과 무녀들이 갑니다. 위풍당당한 신의 행차입니다. 물론 그 뒤에는 수많은 강릉시민들이 손에 손에 단오등을 들고 따르지요.

▲문굿 Ⓒ정운성

<잠시 친정에 들르다, 국사여성황 생가굿>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에 널찍한 마당이 있는 한옥이 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부잣집입니다. 바로 3백여 년 전, 국사여성황이 된 정씨처녀가 살던 집입니다. 대관령국사성황이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처녀의 아버지에게 청혼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사랑하는 딸이 신의 아내가 되는 것이 싫어서 반대를 했지요. 결국 국사성황은 호랑이를 사자로 보내 처녀를 데려갔습니다. 사라진 딸을 찾던 가족은 대관령국사성황사 앞에 서있는 시신을 발견하고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하네요. 지금은 강릉최씨네가 살고 있습니다.

무녀는 신의 뜻에 의해 하루아침에 호랑이에게 잡혀간 가엾은 처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굿을 합니다. 굿이 끝나면 최씨 집안에서는 모여든 모든 시민들에게 쫄깃한 백설기를 하나씩 나눠줍니다. 아이들이 국사여성황의 너그러운 마음이 담긴 이 떡을 먹으면 몸 건강하고 공부도 잘한다는 속신이 있어 일부러 떡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할머니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꼭 떡 한 조각을 받아 드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신의 뒤를 따라갑니다! 영신행차>
이맘때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도시는 어두워집니다. 그렇지만 거리는 사람들로 넘칩니다. 영신행차를 구경하려는 사람들과 영신행차를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강릉시장을 비롯하여 시의회의장, 국회의원은 물론 강릉에서 공직이나 사회단체의 대표급 인사들이 모두 신의 뒤를 따라갑니다. 한복을 곱게 입은 여성대표들도 있지요. 모두 손에 단오등을 들고 제법 긴 2킬로미터 남짓 길을 갑니다. 사이사이 농악대와 탈놀이패, 민요패들이 흥을 돋웁니다.

하지만 가장 감동을 주는 일행은 역시 소중하게 단오등을 든 강릉시민들입니다. 할머니 며느리 손주 할 것 없이 대부분 가족단위로 나온 강릉시민들은 수천 명이 넘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어떤 궂은 날씨에도 강릉시민들은 길놀이를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 옛날 횃불을 들고 신을 맞이했다는 전통이 지금은 이렇게 단오등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신을 환영하는 뜨거운 마음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았다는 사실을 영신행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굿당에서 소지 올려주는 사화선 무녀 Ⓒ정운성

<신난다! 신통대길 길놀이>
최근 영신행차에는 재미난 구경거리가 하나 늘었습니다. 이른바 신통대길 길놀이입니다. 마을마다 길놀이를 꾸며 영신행차를 따라가는 사람들인데 올해는 21개 팀이 참여합니다. 주민들은 단오제의 추억과 마을의 전통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길놀이를 꾸밉니다. 재미난 분장과 다양한 소도구를 통해서 주제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하지요. 이렇게 놀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마을의 역사를 배우고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궁리하면서 공동체의식을 갖게 된답니다. 단순히 구경꾼이나 소비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축제를 만든다는 점에서도 신통대길 길놀이는 의미가 크지요.

신통대길 길놀이는 영신행차를 따라 강릉 시내를 한 바퀴 돈 후에 택시부 광장에 마련된 특설마당에서 2∼3분여 하이라이트 공연을 펼친 후 해산합니다. 여러분은 신통대길 길놀이패를 따라가면서 길놀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고 미리 마련된 특설마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두어 시간 가까이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길놀이의 즐거움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굿이 시작됩니다! 문굿과 청좌굿>
문굿

영신행차 일행은 단오장으로 들어갑니다. 단오장에서 가장 대관령과 가까운 곳에 가설굿당이 있습니다. 이곳에 성황부부의 신위와 신목을 모셔놓는 것으로 제관과 신장부의 임무가 끝납니다. 하지만 무당굿은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신이 오시는 문을 활짝 열기 위해 문굿을 칩니다. 원래 문굿의 의미는 과연 무당패들이 굿을 맡을만한 능력이 있는지 주민들이 시험하는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강릉단오굿에서는 이미 굿을 맡은 무당패들이 신과 굿의 주관자에게 춤으로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는 과정만 보여줍니다. 문굿에서는 무녀와 남자세습무인 양중의 멋진 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청좌굿
무속신앙은 다신교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신들을 모시지요. 이제 굿판의 문을 열었으니 모두 오셔서 좌정하시라는 의미에서 청좌굿을 합니다. 청좌굿을 받은 신들이 굿당에 좌정했습니다. 앞으로 닷새동안 이 굿당은 신과 인간이 만나고 그 공덕으로 인간과 인간이 화해하는 축복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불꽃놀이
밤 열시가 되면 펑펑 소리와 함께 어김없이 남대천 하늘에 불꽃이 터집니다. 어쩌면 강릉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오제 행사가 이 불꽃놀이일지도 모릅니다. 전통축제와는 생뚱맞지만 그래도 환상적인 불꽃놀이를 보면서 행복해하는 강릉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초여름 강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즐거움도 각별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강릉시민들에게 불꽃놀이는 단오제가 주는 또 다른 선물이랍니다.

불꽃놀이를 끝으로 음력 5월 3일 영신행차는 모두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단오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가족이 한데 어울려 감자적에 막걸리, 그리고 강릉단오제만의 명품인 단오신주로 흥청대는 시간이지요. 한 밤중, 난장이라는 또 하나의 단오제가 펼쳐진답니다.

▲일년에 한번 세우는 단오다리 Ⓒ정운성

<엄숙한 제례, 조전제(단오제단)>

5월 4일 아침입니다(양 6월 8일 수요일). 이날부터 단오제를 마치는 8일까지 매일 아침 10시 단오제단에서 조전제가 열립니다. 조전제는 유교식 제례입니다.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에게 공동체의 안녕과 만물의 융성을 비는 엄숙한 의식입니다. 강릉시장을 비롯한 각급 기관장과 단체장들이 시민을 대표하는 헌관이 되어 제사를 올립니다. 홀기에 따라 진행되는 제례가 끝나면 모두 음복을 합니다. 떡 한 조각과 약간의 어물이지만 신이 흠향하신 제물인지라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나눠먹습니다.

<흥겨운 무당굿(단오제단)>
조전제가 끝나면 곧 이어서 무당굿이 벌어집니다. 단오제단은 굿을 보려는 할머니들로 가득합니다. 원래 무당굿은 할머니들의 잔치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환갑 지난 할머니가 “내는 아직 어려서 굿구경은 몬해요” 하던 굿판이지요. 요즘은 자리도 널찍해지고 할머니들도 줄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구경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굿판의 주인은 할머니들이랍니다. 무당굿은 아침 11시에 시작해서 저녁 8시까지 하루 종일 계속됩니다.

첫날 부정굿으로 굿당을 정화한 뒤에는 화해굿, 조상굿, 세존굿 등을 합니다. 단옷날에는 가장 인기있는 군웅장수굿을 하지요. 무녀가 무거운 놋동이를 세 개나 묶어 입으로 물어 올려 신의 위엄을 과시하는 굿이기 때문입니다. 다신교인 무속에서는 여러 신들을 위해 굿을 합니다. 어느 집안에 조상이 없으리요 조상굿, 복 주는 세존굿, 집안의 대주를 보호하는 성주굿, 수명장수를 주는 칠성굿, 산의 산신굿, 땅의 지신굿, 병을 막아주는 손님굿, 풍어를 주는 용왕굿, 무당의 조상을 모시는 제면굿 등이 쉬지 않고 이어집니다. 그리고 사이사이 일반 대중을 위해 덕담을 해주는 축원굿을 하지요. 마지막 날에는 꽃노래굿, 뱃노래굿, 등노래굿으로 신을 환송하고 모든 것을 태우는 것으로 굿을 마칩니다.

강릉단오굿을 하는 무당들은 세습무입니다. 신들림을 통해 무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집안으로 내려오는 무당이지요. 여자는 지모, 또는 무당각시라고 부르고 주로 악기 반주를 하는 남자는 양중, 또는 화랭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굿을 학습하기 때문에 기량이 뛰어납니다. 특히 강릉단오굿의 음악, 무가 구연, 춤 등은 예술성이 높아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등재될 때 중요한 역할을 했지요.

▲관노가면극의 양반과 각시 그리고 시시딱딱이 Ⓒ정운성

<기타 단오제의 프로그램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축제답게 드넓은 단오장에는 다양한 놀이와 공연,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씨름과 그네는 단오제의 꽃입니다. 거기에 농악이 따르면서 신명을 냅니다. 단오문화관과 수리마당에서는 무대공연을 하고, 아리마당에서는 각종 마당놀이가 벌어집니다. 강릉지역의 민속놀이와 공연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유명한 전통놀이패의 공연과 특별히 초청한 외국공연 팀도 만날 수 있지요.

수많은 행사 가운데 굳이 몇 가지 소개한다면 첫째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단오제의 지정종목인 가면극이 있습니다. 그 옛날 단오가 되면 관노들이 놀았다고 해서 ‘관노가면극’이라고 부릅니다. 양반과 소매각시, 장자마리 둘과 시시딱딱이 두 명, 모두 6명의 캐릭터가 등장해서 양반을 풍자하는 내용의 연극을 합니다. 대사 없이 동작만으로 이뤄지는 탈놀이는 현재 강릉에서 가장 인기있는 공연입니다.

강릉농악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1호-라로 지정되었고 유네스코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가락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농사짓는 과정을 소상하게 모의하는 농사풀이가 백미입니다. 소를 몰면서 논가는 모습부터 모심고 김매고 추수하여 광에 쌓아두는 농사의 전 과정을 재미있는 놀이로 만들어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최근에는 무당굿을 새로운 공연으로 만드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단오제 기간 동안 무당굿을 다 보려면 꼬박 닷새가 걸립니다. 닷새 동안 내내 굿판에 앉아 있어보면 우리나라 무속의 정서를 제법 알 수 있겠지만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은 엄두내기 어렵지요. 그래서 굿의 핵심이 되는 내용과 정서, 그리고 예술성을 집약시키는 공연이 필요합니다. 강릉단오제위원회가 기획한 <굿위드어스>는 단오굿의 무당들이 직접 출연하되 무대로 옮겨진 또 하나의 굿입니다. 올 단오제에는 굿춤을 중심으로 <춤, 단오 그리고 신명>을 공연합니다.

▲단오를 맞아 향긋한 궁궁이풀을 머리에 꽂은 할머니들 Ⓒ정운성

강릉단오제학교 제2강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6월 7일(화요일. 음력 5월 3일)>
-17:00 강릉시 홍제동 대관령국사여성황사에 모임. 제2강 여는 모임-일정 소개와 강릉단오제의 대략적인 내용 설명(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2강은 각자 강릉으로 와서 모입니다. 서울에서 강릉행 고속버스는 강남 또는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며, 원래 2시간 50분 거리지만 요즘 올림픽 대비 도로공사가 한창이어서 10∼20분 더 걸립니다. 강릉터미널에서 여성황사까지는 택시로 10분, 3천원쯤 나옵니다.
*영신제가 시작되고 밤 10시 30분 행사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구경하시려면 쉴 짬이 없습니다. 음복으로 나눠주는 약간의 떡 외에 저녁 먹을 시간이 마땅치 않으니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 오세요^^
-18:00 영신제 참관
-19:00 영신행차와 신통대길 길놀이 참관
-22:30 단오제단에서 모임
-자정까지 단오장에서 뒤풀이
-24:00 숙소로 각자 이동. 취침(가톨릭관동대 유니버스텔. 다인실)


<6월 8일(수요일. 음력 5월 4일)>
-아침식사는 각자 자유식
-09:30 단오제단에 모임
-10:00 조전제 참관
-11:00 무당굿 참관
-13:00 점심식사 겸 뒤풀이. 제2강 마무리모임(이후 자유롭게 단오제를 즐깁니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걷기 편한 차림, 모자, 선글라스, 식수, 윈드재킷, 우비, 따뜻한 여벌옷, 간식, 과일,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됨)

▷강릉단오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학습자료-강릉단오제란?]

강릉은 서쪽으로 한반도를 수직으로 가르는 백두대간에 막히고, 동쪽으로는 동해바다에 면한 작은 도시이다. 구불구불 아흔아흔굽이 오십리(20킬로미터) 길을 휘감아돌아 오르는 치높은 고개, 백두대간의 분수령인 대관령은 한반도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길목이자 중앙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서 오랜 세월 동안 영동지역 사람들 마음의 고향이 되어왔다. 가장 높고 신성한 그곳에는 국사서낭님[國師城隍神]이 좌정해 계셔서 주민들의 삶을 관장하고 보호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강릉단오제는 바로 이 대관령을 신앙의 중심공간으로 하여 천여 년 동안 계승되어온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축제이다.

강릉단오제는 음력 4월부터 5월초까지 한 달여에 걸쳐 대관령과 강릉시를 중심으로 벌어진다. 음력 4월 5일 신주빚기로 시작, 4월 15일에는 대관령에 올라가 국사성황신을 모셔 강릉 시내 국사여성황사에 봉안한 뒤 5월 3일부터 7일 저녁까지 강릉 시내에서 본격적인 단오제 행사를 벌인다. 신주는 강릉시장과 시민들이 정성을 다해 바친 쌀과 누룩으로 빚는다. 4월 보름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천 명의 시민들이 대관령에 올라가 국사서낭님을 모셔온다. 국사서낭님은 대관령 정상의 단풍나무를 타고 내려온다고 믿어 신이 깃든 나무를 베는데, 이날부터 신목은 단오제가 끝나는 날까지 국사서낭님의 상징으로 모셔진다.

본격적인 단오제는 5월 3일부터 닷새동안 강릉 시내를 관통하는 남대천 강가 단오장에서 벌어진다. 단오장은 굿당을 비롯하여 탈놀이판, 농악장, 씨름판, 그네장이 서고 거기에 온갖 음식과 생활용품을 파는 난장이 있는 임시 축제마당이다. 이곳에서 강릉시민들은 일년에 단 한번, 축제의 신명을 즐기면서 일상의 피로를 풀어내고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강릉단오제는 한국의 대표적 전통신앙인 무속, 유교, 불교, 도교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룬 가운데 성립된 축제이다. 특히 강릉 출신의 승려이면서 고려 건국의 정신적 지도자인 범일국사를 수호신으로 모시면서 공동체의식을 다져왔다. 신성한 제의, 신명나는 민속놀이, 질펀한 난장이 한데 어우러지는 강릉단오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독창성을 반영하고 있는데, 특히 축제를 구성하는 무당굿, 가면극, 농악, 민요 등 관련 예술의 각 부분들은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습무들이 주관하는 무당굿은 종교의례인 동시에 노래와 서사시 구연, 춤, 반주음악, 촌극 등으로 구성되는 종합예술이다. 가면극은 한국 유일의 무언극으로서 원시적 단계의 탈, 흥겨운 장단, 정교한 춤사위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수십 명이 함께 타악기를 연주하면서 춤추는 농악은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축제마당에 나온 사람들의 신명을 돋우는 음악이자 놀이이다. 모를 심거나 김맬 때 부르던 민요는 힘든 노동을 놀이로 바꾸는 힘이었는데 오늘날 단오장에서 즐길 수 있다. 그외 전통적으로 남자들의 놀이인 씨름과 여자들의 놀이인 그네는 단오제의 대표적 민속놀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축제의 문화적 원형이 살아있는 강릉단오제는 오늘날 전통문화 전승의 통로이자 한국인을 한국인으로 키워내는 정신문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강릉단오제는 지역주민들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강릉단오제위원회를 통하여 행사의 계획과 진행, 예산 책정과 집행이 이루어지는 민주적 축제로서 해마다 22만 강릉시민을 포함하여 국내외 관람객 등 약 1백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역사성과 전통성을 인정받아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었고 지난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명실공히 세계의 축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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