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13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 간 회동에 대해 "상당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에 제시한 방안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남북관계 및 노동 문제 등 일부 현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기존 인식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회동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어 "몇 가지 좋은 결과가 도출된 회동이었다"고 약평하며 "그러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또다른 견해를 알 수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원내대표는 "저는 대통령께 드릴 말씀을 서면으로 작성해서 대통령께 한 부를 올렸다"며 "이것(서면) 놓고 할 얘기 다 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문제 등에 대해 당의 입장을 설명했다며, 이날 도출된 6개 합의 사항(☞관련 기사 : 박근혜 대통령-여야 3당 회동서 6개 사안 공감)과 함께 이를 성과로 들었다. 그는 자신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별개로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을 해야 하고, 피해자 생활 지원 등 선도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이 "국민 건강 문제이니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국론 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보라고 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한 데 대해 박 원내대표는 "저희들은 기대를 가지고 (국회로 돌아)왔다"며 "그러나 해석에 따라서는 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청와대 수석들에게 제 의사를 간곡히 다시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소통하겠다', '국회와 협력하겠다', '민의를 존중하겠다' 이런 것을 강조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며 "그러나 구체적 현안에 대해 답변하지 않은 것도 있기 때문에 (이는) 계속 풀어가야 할 우리 당의 숙제"라고 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노동시장 개편 문제, 세월호 문제, 남북관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성과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노동법 개정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노사 합의로 추진해야 한다"며 "노사가 합의한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한 후 추진해야 한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은 "공정한 평가 기준으로 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노동 개혁도 해야 하고, 특히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민간으로도 전파된다"고 '상당히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자신이 재차 "지금 현장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지만 박 대통령은 동의를 표하지 않았다 그는 전했다. 그는 "대통령도 이해는 하지만 (성과연봉제 도입) 의지가 강했다"고 표현했다. 누리과정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박 대통령이 "2012년 (누리과정) 도입 때 교육 재정으로 하기로 했고, 교육감들도 이를 잘 안다"고 했다며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세월호특별법 문제에 대해 자신이 "선체 인양 후 조사위가 활동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해 활동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박 대통령은 "연장하면 국민 세금도 많이 들어가고 여론도 찬반이 있다"고 부정적 태도를 보이며 "국회에서 협의해서 해 달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특히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박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 간 의견 대립 수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가 전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이렇다.
박지원 :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인) '창조경제'의 신 성장 동력도 북한에서 마련하는것이 좋다. 선제적 대화 제의와 정상회담이 필요할 것으로 믿는다.
박근혜 : 북한이 계속 핵을 보유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국제사회가 '이번만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지 않느냐. 북핵 문제는 이번 기회에 해결돼야 한다. 북한 생각을 고쳐서 이번에 잘 해야 한다. 대화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면 북한에 시간을 허용하게 되기 때문에,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는 박 대통령이 이런 대화를 할 때의 태도를 "강경했다"고 전하며 "남북 대화,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