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13일 오후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뼈 있는 덕담들이 오갔다. 이날 회동은 오후 3시 1분에 시작, 4시 23분에 종료됐다. 약 82분 간 대화가 오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먼저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국회에서는 이렇게 해서 막 싸우시는데 실제는 등단 시인(詩人)이시라고 (하더라) 맞지요?"라고 말을 건넸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네, 연세대 국문과를 나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박 대통령은 "그래서 정치도 좀 이렇게 시적으로 하시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또 대변인만 지금 여러 번 하셨다고, 그래서 말씀을 굉장히 잘하시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말을) 잘하진 못하는데 정직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원내 2당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말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저도 국회에서 비상위원장 맡았었다. 참 고되고 힘든 자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팔씨름도 왕이시고, 그리고 무술 유단자시고 (하는데) 어려움이 있어도 잘 버텨내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팔씨름 발언으로 접견실에서는 웃음 소리가 났다.
정 원내대표는 "부족한 사람이 어깨가 무겁다"며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잘 극복해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셨느냐"고 물은 후 "국회에서 지금 세번째 원내대표 맡으신거죠"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3수 했다"고 말하자 일동 웃음을 터트렸다.
박 대통령은 "(원내대표 3번 역임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래서 이런 정책을 풀어가시는데 거의 달인같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쌓으신 경험도 맡고 경륜도 풍부하시니까 여러가지의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서 정말 일하는 국회로 국민이 (잘 되도록) 이끌어 가는데 많이 힘 써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에게 "갈무리라는 노래, 그게 애창곡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고,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게는 "진돗개를 대단히 사랑하신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에게는 "유재석 씨와 비슷하게 생기셨나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김 의장이 "사람들이 그렇게 말씀들하신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유재석 씨가 참 진행을 매끄럽게 잘하고 인기도 좋은데 정책을 풀어가는 것도 매끄럽게 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사선으로 교차하는 줄무늬 넥타이를 매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빨간색 계통의 넥타이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녹색 넥타이를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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