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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홍문종, '대선주자 외부 영입론'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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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홍문종, '대선주자 외부 영입론' 속내는?

[분석] '백가쟁명' 속, 친박계 결국 당권 포기 못해?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외부에서 우리 당의 대권 후보를 모셔와야 할 형편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대권주자조차 키워낼 수 없는 당이라는 것을 친박계 핵심이 자인한 셈이다.

홍 의원은 12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외부 인사 영입 조건으로 당권-대권 분리 당헌 조항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지금 대선이 얼마 안 남은 입장에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지 않는다면 외부 인사를 당으로 초청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외부인사 영입을 못하면) 그렇게 되면 상당히 (대선이) 어려운 상황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우리 당에도 재목이 있고 외부로부터 수혈도 받고 그래서 건강한 경선을 통해 우리 후보가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만약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지 않고 대권 후보가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도입한다면 이번 (19대 대선) 같은 경우에는 외부로부터 올 수 있는 분에게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권-대권 분리 조항 수정론자들의 주장에 반박한 것이다.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룰 '백가쟁명', 결론은 '친박당' 포기 못해?

새누리당 당헌은 대선 1년 6개월 전에 대선 후보가 어떤 당직도 맡을 수 없도록 돼 있다. 당권 대권 분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인 2005년 만들었던 조항이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박 대통령의 경쟁자로 부각되던 시점이라, 공정한 경선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일부 배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박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결정된 것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부 희생을 한 셈이다. 결과는 박 대통령의 2007년 경선 패배였다.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르다. 당시에는 내부 인사 끼리(이명박, 박근혜)의 경쟁이었지만, 지금은 '외부 인사 영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권 대권 분리든, 당권 대권 통합이든 목표는 같다. 외부 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에 대해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반 총장 임기가 올해 12월 31일까지임을 감안하면, 어차피 당권 대권 통합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친박계의 주도로 전당대회 시점이 8월로 결정된 상황이다. 당권-대권 통합 주장은 이변이 없는 한 사실상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 강력한 주자가 없는 데다, 외부 상황을 보더라도 반 총장 외에 특별한 대권 주자가 눈에 띠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홍 의원의 당권 대권 분리 고수 입장은 친박계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주자급 비박 인사에게 당권을 할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확대 해석하면 결국 당권은 친박계가 쥐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며, 친박계 주도로 '외부 인사' 대권 주자를 영입하겠다는 구상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같은 구상을 친박계가 공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친박계 정갑윤 의원의 경우는 당권-대권 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백가쟁명'은 당 대표, 최고위원 분리 선출론과도 맞물려 있어 복잡한 새누리당의 사정을 보여준다. 분리 선출론은 더불어민주당 처럼 당 대표 경선을 따로 하고,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해야 한다는 것인데, 주로 비박계는 강력한 당권 주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같은 당헌당규 개정론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박계는 비박계의 당권 장악을 막기 위해 현행 제도를 선호한다.

쉽게 말해 홍 의원의 발언은, 친박계가 대권 주자 중심으로 당이 재편되는 것도, 비박계 중심으로 당이 재편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사실은, 자체적으로 대선 주자를 키울 수 없는 정당임을 친박계가 자인한 부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계파 운영으로 '2인자'는 물론 '정치 신인'도 키워내지 못한 셈인데, 친박계 10년의 역사가 얼마나 허망한 결과로 귀결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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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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