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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테마주, 넌 '대박', 난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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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재용 테마주, 넌 '대박', 난 '쪽박'?

[이재용 체제 삼성 2년 ②] 테마주 유행에 휩쓸린 1등 기업

정치인 안철수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안철수 테마주'가 덩달아 뜬다. 지난 총선 다음 날 오전에도, '안랩' 주가가 일시적으로 올랐었다. 정치인 안철수에겐 안 좋은 일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집권하면 권력을 사적으로 유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안 대표가 대권에 가까워질 때마다 '안랩'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테마주'와 검은 기대

지난 2012년 초까지 300원대였던 미래산업 주가가 같은 해 9월에는 2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안 대표가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정문술 석좌교수'를 지냈다는 점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미래산업 창업자 정문술 씨가 안 대표와 가까운 사이일 것이라는 믿음이 주가를 6배 이상 끌어올렸다. 정작 정 씨는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닷새 전에 갖고 있던 미래산업 주식 전부를 팔아치웠다. 그래서 400억 원대 현금을 마련했다. 이와 동시에 미래산업 주가는 폭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현재 400원대다.

'정치인 테마주'는 이밖에도 많다. 최근에는 '반기문 테마주'도 거론된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가 부회장을 맡고 있는 보성파워텍이 대표적이다. 반 총장이 오는 25일 열리는 제11회 제주포럼에 참석할 것 같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가가 뛰었다.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없다. 정치에 뛰어든다한들 꼭 집권한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권력을 잡고 나서, 동생이 다니는 회사에게 이권을 몰아준다면 탄핵 사유가 된다. 그런데 주가가 뛴다. '반기문 테마주' 목록에는 반 총장과 친하다고 알려진 동창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도 있다. 단지 반 총장의 고향 근처에 본사가 있다는 이유로 '반기문 테마주'에 포함된 기업도 있다.

설마하니 한국 정치가 그 정도로 썩었을까. 권력자와 실낱같은 연결 고리만 있어도 이권을 챙길 만큼. 주식 시장은 그렇게 보나보다.

'정치인 테마주'가 '권력을 잡고 나서 친한 사람에게 특혜를 줄 것'이란 검은 기대 위에 서 있다면, '재벌 총수 테마주'는 다른 유형의 어두운 기대에 뿌리를 둔다. 총수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로부터 이익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기대다. 요컨대 정상적인 시장 거래로 얻는 것 이상의 이익을 누리리라는 기대다.

'정치인 테마주' 현상이 정치권력을 사적으로 유용했던 역사에서 비롯됐다면, '재벌 총수 테마주' 현상은 한국 재벌의 독특한 작동 방식이 빚어냈다.

총수 지분 높은 회사가 유리하다

그런데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기관 투자자, 주식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에는 진지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코웃음 친다. 하지만 '재벌 총수 테마주'에 대해선 태도가 다르다. 기관 투자자가 테마주 현상을 부추기는 공범이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2년 동안, 국내 주식 시장의 중요한 화두가 '이재용 테마주'였다. 국내 최대 재벌이 3세 경영 체제에 들어섰다. 하필 국내외 경제 전망도 어두운 시점이다. 그룹 차원의 '새 판짜기'가 진행될 텐데, 어느 계열사에 투자해야 이익을 볼까. 널리 통용되는 판단 기준이 있다. 총수 지분 비율이다. 예컨대 삼성그룹에서 사업 재편 작업이 복잡하게 진행 중이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비율이 높은 회사는 손해 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보다 한술 더 떠서, 삼성그룹 수뇌부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끔 계열사 인수합병 과정을 주무를 것이라고 믿는 이들도 많다.

이런 믿음을 현실로 확인해준 사건이 지난해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었다. 당시 합병 비율이 논란이 됐다. 주식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정하는데, 하필 삼성물산 주가가 낮고 제일모직 주가가 높은 시점을 골랐다. 삼성그룹 수뇌부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다만 법적인 문제는 없다.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였다. (이건희 회장 일가 지분 합계는 50.7%) 반면,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주식은 아예 없었다. '총수 지분 비율이 높은 계열사가 유리하다'라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된 경우다. 제일모직은 합병으로 이익을 봤고, 삼성물산은 손해였다.

주식 전문가들에겐 이런 공식이 익숙했다. 합병 이전, 이 부회장의 지분이 없었던 삼성물산 주가가 낮게 평가됐던 한 이유였다. 기관 투자자들이 삼성물산을 외면했다. 단, 국민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예외였다. 합병 선언 당시 삼성물산 지분 9.79%를 갖고 있는 2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합병 논란 속에서 오히려 삼성물산 지분을 11.21%까지 늘렸다. 손해를 키우는 선택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은 6000억 원대 손해를 봤다.

이재용이 사면 무조건 오른다?

그 뒤론, 학습 효과가 생겼다. 초보 투자자들 역시 '총수 지분 비율'을 눈여겨보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사는 주식을 따라서 산다. 올해 2월,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300만 주를 사들였다. 전에는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직접 보유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총수 지분이 생긴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부실 계열사다. 무리한 저가 수주로 손실을 입었고, 자본 잠식에 빠졌다. 그런데 이 부회장이 주식을 샀다는 발표만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뛰었다. 이 부회장이 언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추가 매입을 할지가 증권가의 관심사다.

삼성SDI가 신규순환출자 금지에 걸려 내놓은 삼성물산 주식 역시 마찬가지다. 이 부회장이 일부를 사겠다고 했다. 그러자 삼성물산 주식이 전부 팔렸다.

적어도 주식 가격만 놓고 보면, 이 부회장이 '마이더스의 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겠다' 한마디만 하면,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뛴다.

'총수 지분 비율'만 보고 투자하면 승승장구 하는 건가. 그렇지는 않다. 1년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난 사례도 있다. 삼성SDS 역시 이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지배 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다. 지난 1년 사이, 삼성SDS 주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건, 지난해 5월 28일이었다. 34만1000원을 기록했다. 그보다 하루 전, <한국일보>에 "삼성전자-SDS도 합병 유력"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이 발표된 뒤였는데,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까지 이뤄지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실하게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무렵,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소문이 돌았었다. 이런 보도가 나올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를 갖고 있었다. 이 부회장이 지닌 삼성전자 지분은 0.6%였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가 많았다. 제일모직의 자리에 삼성SDS를, 삼성물산의 자리에 삼성전자를 놓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얼마 뒤, 삼성전자 측이 삼성SDS와의 합병 설을 공식 부인했다. 삼성SDS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지금은 17만 원대다.

▲삼성SDS 주가 그래프.

하락세가 가팔라진 건, 올해 1월 28일 이후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주식 일부를 팔겠다고 한 날이다. 주식 팔아서 생긴 돈은 어디에 썼나. 부실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사는데 썼다. 이 부회장의 선택에 따라, 삼성SDS 주주들은 울고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들은 웃었다. 물론, 앞으로 이 부회장은 다양한 선택을 할 게다. 그때마다 울고 웃는 쪽이 역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재용 테마주' 사서 웃었던 이들이, 한순간에 쪽박 찰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경영진 규율 기능이 없는 주식 시장

애초 삼성그룹 지배 구조 문제가 생긴 이유 자체가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장악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결국 이 부회장은 지금 얼마 안 되는 지분을 이리저리 옮기고 있을 뿐이다. 한 계열사에서 총수 지분이 늘어나서 생긴 이익은 결국 다른 계열사의 몫을 당겨온 것에 불과하다. 주식 투자자들이 이 부회장의 주식 매입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투자는 불가능하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이익을,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본다.

'그게 어때서? 주식 시장은 원래 투기 판인데….' 그렇지 않다.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익과 손해가 있다는 건, 시장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가깝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한 칼럼에서 "(주식 등) 자본 시장의 역할을 자금 조달 측면에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 시장이 금융 시스템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미국·영국에서도 기업에 가장 많은 자금을 공급하는 것은 은행"이라며, "자본 시장의 핵심 기능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생산함으로써 실적이 나쁘거나 부당 행위를 한 경영진을 규율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요컨대 실적이 나쁜 기업은 주가가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무능한 경영진을 규율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주식 시장은 이런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부실 기업이 '테마주'에 편입돼서 주가가 오른다. 주식 시장은 기업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생산하지도 않고, 경영진을 규율하지도 않는다. 공정성, 합리성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시장에선 투기 심리만 만개한다.

시너지 없는 통합 삼성물산, 이재용만 웃었다

이건희 회장이 건재하던 시절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이었다. 그런데 2년 전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과 합치더니 기습적으로 상장했다. 삼성SDS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라던 삼성 측 입장은 슬그머니 뒤집어졌다. 그 뒤론, 모든 절차가 숨 가쁘게 진행됐다. 삼성에버랜드, 제일모직, 삼성물산이 합쳐진 통합 삼성물산이 지금은 지주회사 격이다. 그럼 이 회사는 뭐 하는 곳인가. 놀이동산과 패션, 건설업과 플랜트, 무역 상사를 아우르는 회사인데,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지 투자자도 잘 모른다. 계속 이 상태로 있을 건지, 다시 사업 부문을 헤쳐모여 할 건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주가는 꾸준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통합 첫 날인 지난해 9월 1일 17만 원대를 기록한 삼성물산 주가는 지금 12만 원대다.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합친 시너지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 그래프.

또 하나 분명한 건, 이재용 부회장은 확실히 이익을 봤다는 점이다. 지난 1996년 48억 원에 산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가 지난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거치며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로 전환됐다.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24조1855억 원이므로, 3조3906억 원쯤 되는 셈이다. 48억 원을, 20년 만에 3조 원 이상으로 불렸다.

한국 대표 기업이 '테마주' 유행에 휩쓸린 책임

대체로 확실해졌다. '이재용 테마주'에 투자해서 돈을 번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수의 투자자가 돈을 잃었다. 삼성물산 주가는 그룹 차원의 관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하락한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를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삼성그룹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거론된다. 곧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런데 삼성물산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삼성SDS 주가는 반 토막 났다.

아예 '테마주'로 분류되지 않았더라면, 주가에 거품이 끼는 일도, 갑자기 가격이 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게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효과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고 주식을 샀다가, 호재가 발표된 직후에 판 사람들이 주로 돈을 벌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기업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하는 사람들이 불리해진다. 그리고 한국의 대표 기업 삼성이 '테마주' 유행에 휩쓸린 책임은, 삼성 수뇌부에게 있다. 경영권 승계와 사업 재편 과정에서 온갖 변칙을 동원해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제 구실 못하는 기관 투자자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나. 금융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건, 기관 투자자의 제 역할이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진행될 당시, 비판적인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 한 곳뿐이었다. 그나마도 보고서를 낸 뒤, 최고경영자가 퇴진 압박을 받았었다. 나머지 다수 증권사의 보고서를 따라 투자했던 이들은 대개 손해를 봤다.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증권사는 없다. 외국 증권사는 보고서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은 주식을 팔라고 한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무조건 사라는 보고서 일색이다. 증권 전문가의 전망을 신뢰하기 힘든 구조다. 전문가의 권위가 없으니, 루머와 작전이 힘을 받는다.

당시 국민연금의 행태도 황당했다. 중요한 결정에 대해 국민연금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도록 돼 있다. 그런데 합병에 반대하는 결론이 나올까봐, 국민연금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소액 주주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찬성한 비율이 높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찬성하지 않았다면, 합병은 무산되는 거였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7월 두 회사의 주주 총회를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합병에 비판적인 입장이 우세했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익을 위한 것이므로 국민연금이 반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4.3%였다. "국익의 관점에서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42.5%로 찬성보다 1.8%p 적었다. "모름·무응답"은 13.2%였다.

합병 찬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합병 목적은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63.2%)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응답은 26.5%였고 모름·무응답은 10.3%였다. 삼성 측이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결과다. 이런 조사 결과는 지난해 합병 당시 기관 투자자들의 행태가 대중에게 어떻게 비쳤을 지를 짐작케 한다. 기관 투자자에 대한 신뢰가 깎일수록, 공신력 낮은 정보에 더 의지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반발하는 재계, 주주 여론과 동떨어져

정부 역시 이런 문제들을 알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안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그래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운용하는 모든 기관 투자자들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고 주주권 행사 내용을 수탁자에게 투명하게 보고·공시하도록 유도하는 자율 지침이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별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지금 마련된 내용만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게끔 유도하기에 부족하다는 게다. 예컨대 '기관투자자 간의 연대' 원칙이 빠진 점을 특히 문제 삼는다.

반면, 재계는 정반대 이유로 강하게 반발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코스닥협회, 한국상장사협의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3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경제 단체 공동 의견'을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상장 기업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정부가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를 활용해 상장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요컨대 재계는 기관 투자자가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싫다고 한다. 주식 가격을 받쳐주는 역할만 했으면 좋겠다는 게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기관 투자자들이 보였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라는 게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준비 중인 금융위원회는 재계의 이런 목소리에 어떻게 대응할까. 분명한 건, 소액 투자자와 일반인의 여론은 재계 목소리와 반대라는 점이다. 각종 조사에서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의 행태에 비판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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