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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직원 '정치활동 금지' 규정 '위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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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직원 '정치활동 금지' 규정 '위헌' 논란

[언론 네트워크] 노조, "기본권 침해"…인권위 진정

경북대학교병원의 직원 '정치활동'과 '단체행동' 금지 복무규정에 대해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사측은 "경북대병원은 공공의료기관으로 공공기관 근무자도 현행법상 정치중립을 지켜야 해 합법"이라고 주장한 반면, 노조는 "기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넣고 "폐지"를 촉구했다.

경북대병원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 등 29개 단체는 19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라며 "무효화 하고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대구인권사무소에 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노조는 앞서 12일에는 조병채 경북대병원장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 경북대학교병원 삼덕동 본원(2015.10.28) ⓒ평화뉴스(김영화)


노조는 "취업규칙에 정당가입, 단체행동 금지조항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과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기본권은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음에도 내규로 직원을 통제하려는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측이 노사협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에 이 조항을 추가한 것은 절차적 문제도 크다"면서 "인권을 침해하고 노조를 탄압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9월 직원 행실과 태도 등을 취업규칙에 명시하는 복무규정을 개정했다. ▷제4조 8항 직원은 정당·기타 정치단체에 관여·가입해서는 안된다 ▷9항 재해나 기타 비상사태 발생시 병원 보전에 최선을 다한다는 기존 규정, 개정후 신설된 규정은 ▷10항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않된다 ▷11항 직무 외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않된다 등으로 문제 규정은 모두 4개다.

▲ 경북대병원 복무규정 규탄 기자회견(2016.4.19.호수빌딩 앞) ⓒ평화뉴스(김지연)

사측은 "공무원법을 따랐다"며 "합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제65조와 제66조는 "공무원의 정치운동과 집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비슷한 시기에 '정당이나 정치단체 가입한 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는 인사규정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과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37조도 '헌법상의 기본권은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병원 내 규정에 대한 '위헌'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절차적 문제도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 변경시 노동자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전체 직원 과반 이상이 가입한 노조 또는 직원 과반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설규정으로 해고자까지 발생해 문제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사측은 노조 간부 1명을 '품위유지 조항 위반' 등의 이유로 해임 통보했다. 해고 사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규정 신설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 대구인권사무소에 진정서를 접수하는 이정현 지부장(2016.4.19) ⓒ평화뉴스(김지연)

신은정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 사무국장은 "취업규칙 변경시 적법한 동의절차가 있어야 하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개정했다"며 "위헌뿐 아니라 절차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내용상 문제는 인권위 진정, 절차상 문제는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북대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인사규정 내용을 복무규정에도 추가했을 뿐 문제가 제기된 조항은 93년부터 있었다"며 "취업규칙은 회사가 정하는 것으로 노조와 협의하는 단체협약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등의 법으로 정치중립을 명시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근무자도 이에 준하는 법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폐지는 어렵다. 인권위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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