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 선거을에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유승민 의원이 19일 오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유 당선인과 동반 탈당했던 시·구의원과 지지자 등 256명도 이날 함께 복당 신청을 마쳤다.
유승민 당선인이 선거 기간 전폭적으로 선거 운동을 도왔지만 석패한 무소속 조해진 의원 또한 이날 경남도당에 입당원서를 냈다.
유 당선인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원래는 선거 다음 날 할 생각이었는데 당이 선거에서 참패해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날 복당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 당선인은 또 "지금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분노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진영을 넘어 합의하는 정치를 할 때가 왔다"면서 "서로 빼고 나누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민심의 분노가 임계치를 넘어섰다. 당이 정말 진정성 있는 변화를 해야 할 시점이고, 변화의 출발은 민심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오는 6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들에 말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조해진 의원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에서 "새누리당은 제가 1996년 1월 민자당에 입당한 이후 20년간 지켜온 당"이라면서 "오랜 세월 지켜온 당으로의 복귀를 위해 입당원서를 제출하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선거 유세 중에 저는 시민들에게 선거가 끝나면 즉시 당에 복귀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면서 "선거 이후 우리 손으로 만든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보수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할 필요성이 더 절실해졌다"고도 했다.
유 당선인과 조 의원의 복당 여부는 이후 구성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당원 규정에 따르면 각 시·도당이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복당 여부를 결정한 후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하나, 이번 경우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중앙당으로 곧바로 이첩될 전망이다.
앞서 중앙당 조직국은 시·도당 차원에서 자격심사를 하지 말고 안건을 중앙당으로 이첩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천 중.동.강화.옹진의 안상수 당선인이 지난 15일 낸 복당 신청서도 중앙당 조직국에 곧바로 이첩됐다. '막말' 파동으로 공천 배제돼 탈당했던 인천 남을 윤상현 당선인도 복당 신청서를 앞서 제출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유승민 당선인과 윤상현 당선인 등의 복당 여부를 둘러싼 복잡한 함수를 풀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선거 중에는 복당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했던 원유철 원내대표조차도 선거 후에는 탈당 인사들의 복당을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상황이 간단치만은 않다.
당의 선거 패배에 큰 요인을 제공한 '막말' 윤상현 당선인의 복당과 친박계로부터 '정체성' 공격을 받은 유 당선인의 복당 문제를 그 사안의 성격이 완전히 다름에도 한데 묶여 고려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박계 의원들은 잇따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 상식 선상에서 판단해야 한다(김성태)"한다면서 윤상현 당선인의 복당 불가 입장을 밝혀왔다.
또 한편에서는 공천 파동의 장본인인 이한구 의원이 나서 유승민 당선자의 복당을 허용한다면 "당이 이념 잡탕 당이 된다"면서 유승민 복당 불가론을 띄웠다.
한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배제로 무소속 출마했던 또다른 대구 당선자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복당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사과를 받은 뒤 복당하겠다는 기존 방침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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